2012년 대선 직전 국가정보원의 내부 정보와 댓글 활동을 민주당에 제보하고 선거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직 국정원 간부 김모(51)씨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재판장 김환수)는 현직 국정원 직원을 사칭해 심리전단 직원들의 신상 정보를 수집하고(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누설한 혐의(국정원직원법 위반) 등을 유죄로 인정하고 김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그러나 문재인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에게 정보를 전달한 현직 국정원 직원 정모(50)씨에겐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현직 국정원 직원이 공모해 심리전단 소속 직원들의 정보와 차량 운행 상황 등을 불법 수집한 뒤 민주당과 특정 언론사에 누설한 혐의 등이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선거법 위반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데 대해선 "김씨가 민주통합당 당원이라는 점, 당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는 상황 등의 정황만 있을 뿐,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 계획 수립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김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한 검찰과 달리 상대적으로 가벼운 벌금형을 선고한 데 대해 재판부는 "제보 덕에 결과적으로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 활동이 외부에 알려졌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공익 신고자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변호인 측 입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대해 법조계 주변에선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1심 판결도 나오지 않았는데 이를 유죄로 전제하고 김씨를 공익 제보자로 판단한 재판부의 양형 산정은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