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분 10초만 남았다. 이 시간이 흐르고 나면 '여왕'은 전설로 남는다.
김연아(24)는 21일 새벽(이하 한국 시각)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올림픽 2연속 우승이라는 영광을 누리며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19일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It's Yuna Time!(김연아의 시간이 돌아왔다)'이란 제목과 함께 김연아의 인터뷰 영상을 소개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2분 50초 동안의 마법을 펼쳤던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완벽한 경기를 예고하고 있다.
배경음악은 피아졸라의 탱고곡인 '아디오스 노니노'이다. 김연아는 주니어 마지막 시즌과 시니어 첫 시즌 쇼트프로그램으로 영화 '물랭루즈'의 삽입곡인 '록산느의 탱고'를 선보였다. 정열적인 연기로 스타 탄생을 알렸다. 탱고로 등장했던 여왕이 탱고로 퇴장하는 것이다.
프리스케이팅 과제는 12가지이다. 김연아는 7번의 점프(연속 점프 포함)와 스핀 3가지, 스텝, 코리오 시퀀스(간단한 형태의 안무)로 작품을 구성했다. 3회전 점프는 총 6개. 첫 번째 기술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3회전+3회전) 연속 점프를 포함해 트리플 플립, 러츠, 살코(2번)를 구사한다. 이 밖에 더블 악셀(2회전 반)+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단독 더블 악셀 점프가 있다.
프리스케이팅도 쇼트프로그램처럼 경기 시작 2분이 지난 시점부터 점프할 때마다 기초점에 10% 보너스가 따른다. 연기 중 넘어지면 1.0점이 깎인다.
채점은 기술점수(TES)와 프로그램 구성점수(PCS)를 더하는 방식이다. 심판진은 테크니컬 패널(technical panel)과 저지(judge)로 나뉜다. 테크니컬 패널(3명)은 기술의 종류(기본점수)와 수준(1~4레벨), 에지(edge·날의 방향) 사용의 적합성 등을 결정한다. 심판 9명은 각 기술 연기에 GOE(수행점수)를 매긴다. 기술의 완성도에 따라 -3점~+3점까지 점수를 줄 수 있다.
기본점수와 수행점수를 합치면 기술점수(TES)가 된다. 저지들은 또 스케이팅 기술·연결·연기·안무·해석 항목을 평가해 프로그램 구성점수(PCS)를 준다. 여자 싱글은 프리스케이팅 PCS에 1.6배(가중치)를 곱해 최종 점수를 낸다.
프리스케이팅의 기본점수만 놓고 보면 러시아의 신예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가 61점대, 김연아가 58점대이다. 하지만 김연아는 점프 기술의 질이 우수해 수행점수가 높다. 예술성을 인정받기 때문에 프로그램 구성점수도 최고 수준이다. 유연성이 뛰어난 리프니츠카야는 상체를 크게 젖힌 자세에서 도는 레이백 스핀 등 스핀 과제로 수행점수를 많이 딴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하나도 하지 않는 무결점 연기로 150.06점을 받았다. 현 ISU 채점제에서 아직 깨지지 않고 있는 역대 최고점이다. 김연아는 "밴쿠버 때가 조금 더 전성기였다고 생각한다"면서 "당시와 같은 실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아가 이번에도 4분 10초 동안 빛난다면 밴쿠버올림픽에 이어 압도적인 승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사상 세 번째로 올림픽에서 2회 이상 연속 우승한 선수라는 영예도 따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