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동북부 시나이 반도에서 차량 폭탄테러로 한국인 관광객 3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부상했다고 AP통신 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성지 순례에 나선 한국인 관광객 33명이 탄 관광버스에 폭탄테러가 발생해 타고 있던 한국인 관광객 3명과 현지 버스기사 1명이 사망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자폭 테러범 1명이 추가 사망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시나이에서 응급 서비스를 담당하는 할레드 아부 하셈은 "4~5구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외교부는 17일 "이번 사건으로 오전 3시 현재, 현지 가이드인 제진수씨와 한국에서 함께 출발한 인솔자 김진규씨, 그리고 성지 순례 교인 김홍열씨 등 3명의 우리 국민이 사망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폭탄이 터진 버스 앞자리에 타고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상자 6명을 포함한 최소 9명이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중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다만 사건 발생 지역이 주이집트 대사관과 상당히 떨어져 있어 정확한 상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부상자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AP는 승객 중 15명이 부상 당했고 이 중 12명은 중상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사고 직후 이스라엘 항구도시인 에리아트 지역의 한 병원으로 후송돼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버스에는 성지순례차 현지를 방문 중인 충북 진천 중앙교회 신도 31명과 가이드 2명, 현지인 운전기사 1명이 타고 있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들은 교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11박 12일 일정으로 터키와 이집트, 이스라엘을 순례하기 위해 지난 10일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집트 카이로 그리스 정교회의 성 카타리나 수도원(Monastery of St. Catherine)을 방문한 뒤 이스라엘로 돌아가는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출입국 통과점 인근 검문소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 내무부는 "폭탄이 버스 앞부분에서 터지면서 차량 지붕이 날아갔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버스 앞부분에 있던 여행객들이 큰 부상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이정관 재외동포영사대사를 단장으로 하는 자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현지 공관 등과 협력해 정확한 상황 파악에 나섰다. 또 주이집트 대사관과 주이스라엘 대사관 관계자 3명을 사건 현장으로 급파했다.

외교부는 이어 사건이 발생한 지역에 대해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다. '특별여행경보'는 해당 지역에 대한 우리 국민의 출입을 금지하고 현지에 체류 중인 국민들에 대한 즉각적인 철수를 권고하는 조치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퇴진 이후 치안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시나이반도 내륙 및 아카바만 연안에 대해 여행경보 3단계(여행제한)를 유지해왔다.


이번 폭탄 테러가 발생한 곳은 시나이 반도 동북부 끝자락에 있는 타바 지역으로, 성지 순례객 등 해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슬람 언론 알자지라에 따르면, 2004년 타바 지역 내 힐튼 호텔에서 테러가 발생해 3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지언론들은 이슬람 반(反)군부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는 지난해 7월 군부가 모하메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정부 건물을 공격하는 테러가 발생했다. 특히 이날은 이슬람조직 하마스, 레바논 무장조직 헤즈볼라와 함께 반정부 테러를 음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무르시 전 대통령의 재판일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