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교육부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4년도 업무 계획'의 주요 내용은 사(私)교육비를 줄여 학부모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수능 영어 시험을 쉽게 출제하고, 선행 학습을 부추기는 학원 광고를 규제하며, 초등학교 영어 몰입교육을 금지하는 것 등이 사교육 대책의 핵심 내용이다.

하지만 쉬운 수능이 바람직한 사교육 대책이냐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서울지역 한 고교 교사는 "시험을 쉽게 낸다고 사교육비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며, 학생들 학력이 떨어지는 현상만 나타날 수 있다"면서 "공교육 경쟁력을 높일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내놓은 대책 내용을 Q&A 형식으로 풀어본다.

Q: 수능 영어 시험이 쉽게 출제된다는데 핵심 내용은.

A: 올해 11월 치러지는 2015학년도 수능 영어 과목은 A형(쉬운 영어)·B형(어려운 영어) 수준별 수능이 폐지된다. 총 문항 수는 듣기 17개, 읽기 28개 등 45개다. 이 중 읽기 유형에 속하는 '빈칸 추론' 문제가 지난해 7개에서 올해는 4개로 줄어든다. 빈칸 추론 문제는 작년 정답률이 A·B형 각각 33.75%, 34.08%에 그칠 정도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다.

Q: 영어 시험 범위도 줄어드나.

A: 작년 수능 영어 범위에서 어려운 과목들이 빠진다. 지난해 수능 영어 A형은 영어·영어I 교과서에서, B형은 영어II·독해와 작문·심화 영어 회화 교과서에서 출제됐다. 올해는 '영어 I'과 '영어 II' 두 개 교과서에서만 출제된다.

Q: 그렇다면 수능 영어 등급을 잘 받기가 쉬워지는 건가.

A: 그렇지는 않다. 수능 영어 시험이 쉬워져도 '1등급은 상위 4%'인 상대평가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시험이 쉬워질 경우 고득점(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선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말한다.

Q: 수능에서 영어 시험이 쉬워지면 사교육이 줄어들까.

A: 전문가들은 "수능 영어 과목이 쉬워지면 학생들의 심리 부담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사교육이 줄어든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또 유아부터 성인까지 영어 사교육을 받는 이유가 꼭 '수능' 때문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영어가 쉬워지면 입시에서 국어와 수학의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에 국어·수학 사교육이 늘어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교육부, 전문大서 업무보고 - 13일 경기도 안산시 서울예술대학에서 열린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업무 보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사교육비의 3분의 1을 차지한 영어 사교육 부담을 대폭 경감하도록 근본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업무 보고가 전문대에서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Q: 대학 입시에서 또 바뀌는 점은.

A: 올해 입시부터 '학생부 종합 전형(과거 입학사정관 전형)'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 공인 어학 성적이나 교외 수상 실적을 쓰면 자기소개서 점수가 0점 처리된다. 지금까지도 사교육을 유발하는 이런 스펙들을 기록하는 것을 금지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강력히 제재하겠다는 것이다.

Q: 초등학교에서 영어 몰입교육을 금지한다는 의미는.

A: 초등학교 1~2학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 영어 외 다른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 등을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부 사립초등학교의 이런 영어 교육이 현행법 위반이고 사교육을 부추기기 때문에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 해당 사립초 학부모들은 이런 정부 조치에 반발해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Q: 학원의 선행 학습 광고를 금지한다고 했는데.

A: 예를 들어 '초등 4학년, 중학교 수학 지금 시작해도 늦습니다'처럼 선행 학습을 부추기는 광고를 하는 학원을 단속하고 행정처분을 하겠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을 담은 '공교육 정상화 촉진 특별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부는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되면 구체적인 규제 방법 등을 마련해 오는 8월 말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Q: 학원 광고를 단속하는 것이 실효성이 있나.

A: 논란이 있다. '선행(先行)'의 범위를 정하기 어렵고, 모든 광고를 일일이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박근혜 정부가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내리는 '하향평준화' 정책을 편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학원의 선행 수업 자체는 금지하지 않고, 광고만 단속하는 것이 얼마나 실효성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