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이 타격 정확도를 대폭 높일 수 있는 ‘스마트 소총(Smart Rifle)’ 기술을 시험 중이라고 영국 BBC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소총에 컴퓨터가 내장된 조준경을 장착해 정확도를 사격의 높인다는 것이다. 평범한 병사를 상당 수준의 사격 고수(高手)로 만들어줄 수도 있는 기술이다.

BBC는 미 육군의 한 여성 대변인을 인용, “미 육군의 무기 전문가들이 텍사스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첨단 무기 벤처기업 트래킹 포인트(Tracking Point)사(社)로부터 6정의 스마트 소총을 넘겨받아 성능을 테스트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총은 사용자가 조준경을 통해 목표물에 가상의 태그(표식)를 설정하면, 제대로 조준이 되었을 때만 격발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탑재돼 있다. 만약 사용자가 방아쇠를 당겨도 제대로 목표물을 겨냥하고 있지 않다면 총알이 발사되지 않는다. 이 같은 기술은 타격 미숙이나 사격 범위 계산 실수, 총기 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이 소총의 조준경에는 리눅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컴퓨터가 장착돼 있어, 현장의 온도, 바람의 방향, 총알의 예상 방향 등을 16가지 변수를 계산해 조준하는 것이 가능하다.

트래킹포인트사에 따르면 이 스마트 소총은 1200야드(약 1.1km)거리에서 일반 소총에 비해 첫발 명중 확률이 5배나 더 높다. 소총에 장착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조준경에서 표적을 겨냥하는 장면을 외부의 휴대전화나 태블릿 PC로 전송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은 현재 민간에 1만달러에서 2만7000달러(약 1200만원~3천240만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션 루카스(Shawn Lucas) 미 육군 중령은 “훈련을 통해서도 그 정도의 실력을 갖춘 병사를 키울수 있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사격의 정확도와 전반적인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게 이 기술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의 외교 안보 싱크탱크인 RUSI의 피터 퀜틴(Peter Quentin) 연구원은 “이 기술이 모든 병사를 저격수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복잡한 무기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레이저 표적 기술을 작은 무기에 장착한 것으로 ‘수퍼 저격수’를 만들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면서 “다만, 전문가가 아닌 이들이 좀더 정확한 사격을 하도록 도울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소총 기술은 다른 곳에서도 개발되고 있다.

미 국방부의 고등연구기획청(DARPA)은 분리가 가능한 저격수용 조준경을 개발하고 있다. ‘원 샷 XG(One Shot XG)’로 불리는 이 장비는 시속 54km 이하의 바람을 측정해 사격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록허드마틴사는 자동유도 총알을 개발하고 있다. 이 총알은 레이저로 겨냥한 1마일(1.6km)이상 떨어진 목표물을 자동으로 찾아가 타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레이저가 가리키고 있는 방향을 향해 자동으로 진로를 수정할 수 있는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퀜틴 연구원은 “현대전에서는 정확도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아프카니스탄 같은 지역에서 민간인 사이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런 정확도 높은 장비를 이용하면 불필요한 희생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