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수 공주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러시아 소치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국민은 4년 동안 국가와 선수 개인의 명예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온 선수들의 승전보를 기대하며 성원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창이 공항에서 또 다른 항공 올림픽이 개최되고 있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1일부터 16일까지 펼쳐지는 싱가포르 에어쇼다. 이번 에어쇼에는 많은 국가가 다양한 항공기를 갖고 참가해서 조종사들의 조종 기량과 공중 퍼포먼스를 겨루게 된다.

2012년 우리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은 영국의 와딩턴, 리아트, 판보러 에어쇼에 처녀 출전해서 각각 최우수상과 인기상을 받았고 고난도 단기 기동을 선보인 바 있다. 그를 통해 한국은 세계 방산시장(防産市場)에 국산 초음속 항공기인 T-50의 우수성과 우리 공군의 저력을 유감없이 홍보했다. 이는 40대의 T-50이 해외에 수출되는 쾌거로 이어졌다. 인도네시아와 이라크가 각각 16대, 24대의 T-50 구매 의사를 밝혀왔던 것이다. 판매 금액만도 1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2014년 싱가포르 에어쇼는 2012년 영국 에어쇼보다 한층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2012년에는 9대의 T-50을 국내에서 분해한 후, 민항기편으로 영국으로 이송해서 현지 조립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T-50을 몰고 싱가포르의 창이 공항까지 비행하도록 했다. 그 결과 수십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T-50에는 공중 급유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블랙이글 조종사들은 제주공항을 이륙한 후 타이완의 가오슝, 필리핀의 세부, 말레이시아의 브루나이 공항에 착륙해서 항공유를 재급유 받고 다시 싱가포르 창이 공항까지 약 5544km의 먼 거리를 비행했다. 전투기의 타국 영공 통과는 제약이 많다. 그럼에도 우리 공군의 T-50이 3개국의 영공을 통과하면서 항공유까지 급유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이 국가들과 긴밀한 군사 외교 활동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싱가포르 에어쇼에서는 인도네시아의 특수비행팀인 주피터가 국산 훈련기 KT-1B(일명, 웅비) 6대로 출전한다. 부디 우리 공군의 T-50과 인도네시아의 KT-1B가 뛰어난 공중 기동으로 대한민국의 국격(國格)과 우리 항공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인들의 가슴속에 각인시키는 홍보대사의 역할을 멋지게 수행하고 무사히 귀국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