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독일 남부 도시 뉘른베르크에 있는 박람회장. 이곳에선 올해로 65회를 맞은 뉘른베르크 완구 박람회(Spielwarenmesse)가 열리고 있었다. 세계 최대 완구 박람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박람회가 열린 공간은 총 17만㎡에 달했다. 국내 최대 전시장인 서울 코엑스(3만6000㎡)의 5배 가까운 크기이다.
뉘른베르크 완구 박람회는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철저히 업계 종사자들만의 축제로 열리고 있다. 하지만 박람회 현장은 출퇴근 시간 지하철역을 방불케 할 정도로 수많은 인파로 붐볐다. 주최 측에 따르면 6일 동안 진행된 박람회에는 112개국에서 총 7만6000명이 다녀갔다. 뉘른베르크 완구 박람회장을 찾은 사람 모두가 전 세계 완구 업계 종사자인 것이다.
올해 박람회에는 61개국에서 온 2748개 업체가 부스를 차렸다. 국가별로 보면 개최국 독일(797개)에 이어 중국에서 다음으로 많은 업체(243개)가 참가했다. 이어 홍콩(174개), 영국(164개), 프랑스(142개), 미국(140개), 이탈리아(136개), 네덜란드(115개) 순이었다. 한국에서도 48개 업체가 참여했다.
박람회장 곳곳에선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영국 버밍엄에서 온 완구 도매상 마이크 젠킨슨씨는 "박람회에 참가한 업체들의 팸플릿을 넣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왔다"며 "사흘째 둘러보고 있는데 호텔에 이미 팸플릿이 가득 찬 캐리어가 하나 더 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세계 최대의 완구 박람회가 열리는 이유는 독일이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장난감 강국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영국, 독일, 프랑스를 유럽 완구 산업의 3대 강국으로 꼽고 있다. 유럽 이외 지역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장난감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독일의 완구 시장 규모는 27억유로(약 3조9500억원)에 달한다. 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독일의 11세 이하 어린이는 장난감을 평균 24개 구입했고, 이를 위해 267유로(약 39만 7000원)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뉘른베르크 완구 박람회의 모습은 세계 완구 시장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금융 위기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완구 산업은 마치 다른 세상 이야기인 듯 호황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NPD그룹에 따르면 2008년 772억달러(약 82조8000억원) 규모였던 세계 완구 시장은 2010년 833억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012년에는 841억달러로 확대됐다. 박람회 관계자는 "세계 어떤 박람회를 가도 완구 박람회처럼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없을 것"이라며 "경제 위기 속에서도 세계 완구 산업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완구 산업이 앞으로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완구 박람회 관계자는 "전통적인 완구 시장의 중심지였던 유럽과 미국에 이어 아시아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크고 있다"며 "2016년이면 아시아 시장이 세계시장의 28%를 점유하면서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미국과 같은 기존 완구 시장이 성장을 지속하면서 아시아에서 새로운 시장이 생겨나 세계 완구 시장이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