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90·사진) 전 일본 총리가 오는 11일 정의당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공식 인정하고 사죄한 이른바 '무라야마 담화'를 한 주인공이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무라야마 전 총리를 만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의당은 9일 "심상정 원내대표가 작년 9월 일본 사회민주당 소속인 무라야마 전 총리의 방한을 공식 요청했고 작년 말 화답이 왔다"며 "11일부터 2박 3일 일정"이라고 밝혔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2일 국회에서 '올바른 역사 인식과 한·일 관계 정립'을 주제로 강연과 좌담회를 갖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도 만날 예정이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최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왜 나쁜 일이 될 것을 알면서도 참배하느냐"며 "본인의 기분을 만족시키기 위해 나라를 파는 것 같은 총리가 있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었다. 따라서 이번 강연과 좌담회에서도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과 우경화 움직임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과 무라야마 전 총리의 면담을 신중히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무라야마 전 총리가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노력해 온 점을 감안해 면담을 적극 추진하자는 의견이 많다"며 "그러나 한·일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지난 1995년 종전(終戰) 50주년 담화에서 "일본이 전쟁으로 국민을 존망의 위기에 몰아넣었고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의해 여러 국가와 국민에게 다대(多大)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며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언급했다. 아베 총리는 최근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겠다"면서도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