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지난달 2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102호 '배첩장(褙貼匠)' 보유자로 인정 예고한 홍종진(61)씨의 자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배첩장은 글씨나 그림에 종이, 비단 등을 붙여 족자·액자·병풍 등을 만드는 전통적 서화 처리 기능을 가진 장인을 말한다.
문화재청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홍씨는 1966년 입문한 뒤 47년간 전통 배첩 기능의 보존·전승에 힘써왔으며, 전통도구와 장비를 잘 구비하고 있어 전승 환경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사유를 밝혔다. 홍씨는 30일간의 예고 기간 후 공식 지정되면 현재 보유자인 김표영(89)씨에 이어 두 번째 배첩장 보유자가 된다. 그는 현재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7호 배첩장 보유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분야 관계자들이 홍씨의 이력과 심사과정 등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된 것. 표구업체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한국표구협회(회장 손용학)는 지난 4일 나선화 문화재청장에게 재심 요청서를 보냈다. 협회는 "심사위원 4명 중 전문가는 한 사람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섬유패션디자인, 임학, 임산생명공학 전공이라 전통 배첩과는 무관하다"며 심사위원 자격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력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홍씨는 앞서 문화재청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1966년부터 10년간 청주표구사를 운영하던 윤병의에게 배웠고, 이후 1995~1999년까지 현재 배첩장 보유자인 김표영에게 기능을 이수받았다"고 적었다. 그러나 김씨의 제자 A씨는 "홍씨가 충북 무형문화재 선정 당시 제출한 신청서에는 처음 배운 스승을 윤병세라고 적었으나, 자신이 10세 때 윤씨가 이미 사망한 사실을 알고 이번 신청서에는 윤씨의 동생 윤병의에게 사사했다고 고쳐 적었다"고 했다. A씨는 또 "홍씨가 자신의 이력으로 적은 1998년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복원은 김표영 선생이 제자들과 함께 만든 것으로, 홍씨는 제작에 참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홍씨 아들과 며느리가 문화재청 소속 공무원"이라고 문제를 제기한다. 류춘규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장은 9일 "(아들·며느리가 직원이라) 더 철저히 검증했다"면서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선 일일이 확인하겠다. 이번 주 현장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