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無期)징역을 선고받은 '사모님'이 5년 가까이 호화 병실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합법적 탈옥' 경비를 댔던 남편 '회장님'이 7일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허위 진단서를 발급했던 주치의도 이날 징역 8개월형을 받았다. 2002년 청부 살해당했던 여대생 하지혜(당시 22세)씨 사건의 정의(正義)가 바로 세워지기까지 이렇게 12년이 걸렸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하늘)는 7일 청부 살인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부인 윤길자(69)씨의 형 집행정지를 공모하고 회사 및 계열사 자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횡령배임증재 등)로 구속 기소된 영남제분 류원기(67·사진) 회장과, 윤씨의 형 집행정지가 가능하도록 허위 진단서를 써주고 1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연세대 의대 박병우(55) 교수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검찰은 지난해 이들에 대해 각각 징역 4년 6개월, 징역 3년에 추징금 1053만5000원을 구형한 바 있다.
윤씨는 2002년 하씨를 사위의 내연녀로 의심, 청부 살인업자를 동원해 공기총으로 잔인하게 살해해 2004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윤씨는 2007년부터 유방암·파킨슨증후군·우울증·당뇨 등 12개 병명이 적힌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형 집행정지 처분을 3번 받았고 이를 15차례나 연장했다. 지난해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적 공분이 일었고, 윤씨는 작년 5월 재수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