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버스 안에서 피해자를 쳐다보며 음란행위를 했다면 강제추행죄가 성립할까.
춘천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정문성)는 10대 여학생을 쳐다보며 음란행위를 한 혐의(강제추행)로 기소된 박모씨(52)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쳐다보기만 했을 뿐 피해자에게 다가가 협박하지 않았다'는 박씨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박씨는 지난해 5월 30일 오후 2시께 강원 춘천시 온의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원주행 버스를 타고 가던 중 반대편 자리에 앉아 있던 A양(17)을 쳐다보면서 20~30분간 음란행위를 했다.
A양은 박씨의 시선을 피해 갑자기 자리를 옮기면 자신을 추행할 것을 우려해 한동안 자리를 옮기지 못한 채 박씨의 불편한 시선을 받아야 했다.
정문성 부장판사는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해 개인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경우 성립하는 것으로, 이 사건에서는 신체 접촉을 하거나 폭력·협박을 가한 정황이 없기 때문에 강제추행죄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정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버스 안으로 끌고 가거나 피해자를 따라 같은 버스를 탑승한 것이 아니며 당시 운전사 등 상당수의 승객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어 A양이 도움을 요청했다면 피해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가능했던 점 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