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19일 0시부터 48시간 동안 호남 지역의 닭·오리, 축산 관계자, 출입 차량 등에 대해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지난 17일 전북 고창 오리 농장에서 확인된 고(高)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가 인근 부안까지 퍼진 때문이다.

이번 AI는 2003년 이후 2006년, 2008년, 2010년에 이어 다섯 번째다. AI 발생 때면 닭·오리를 키우는 농가뿐 아니라 전국에 5만 개가 넘는 치킨집, 오리 전문점까지 큰 피해를 보아야 했다. 인터넷을 통해 '사람에게 전염된다더라' '달걀만 먹어도 위험하다더라'는 괴담이 난무하면서 소비자들이 닭고기·오리고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사람에게 전염된 사례가 있지만 사람과 조류가 뒤엉켜 살다가 깃털과 배설물을 들이마셔 걸린 것이다. AI 바이러스는 끓는 물에서 죽기 때문에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 스모그보다는 주로 철새를 통해 전파된다.

가축전염병이 돌 때마다 엉터리 정보 때문에 피해가 커지는 것도 이제 졸업할 때가 됐다. 정부는 AI 확산 방지와는 별도로 먹거리 괴담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해야 한다. 이번 AI를 우리 사회가 가축전염병에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걸 보여주는 계기로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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