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북한 핵 문제다. 북핵은 통일 과정에서 반드시 풀어야 하지만 동시에 가장 풀기 어려운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흔히 농부의 딸에게 청혼한 사자의 이빨을 어떻게 뽑을 것이냐는 우화에 비유되기도 한다. 농부는 사자가 이빨을 뽑기 전에는 딸을 결혼시킬 수 없다고 하고, 사자는 이빨을 먼저 뽑으면 결혼도 못 하고 쫓겨날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양측 간 대립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일연구원이 게임이론을 이용해 북한의 핵 선택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을 한 결과, 남한이 북한을 무작정 지원하는 햇볕정책이나 대북 강경제재 방식으로는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한과 미국 등이 핵 개발을 비롯한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해 강력한 응징으로 대응하면서 한편으론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동시에 제시하면 북한이 핵 포기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한의 반격에 대한 두려움을 키우고 핵이 오히려 북한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게임이론 전문가인 연세대 한순구 교수도 비핵화를 조건으로 한 대북 지원은 북핵 문제 해결책이 못 된다고 분석했다. 대신 북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이 북핵을 포기시키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강력한 응징을 통해 김정은 체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줘야 한다"며 "그래야만 북한이 핵 개발로 인해 얻을 이익보다 안보적 불이익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핵 보유로 인한 불이익이 극대화될수록, 포기 시 이익이 높을수록 북한이 핵 포기를 선택할 가능성은 커진다는 것이다.

북·중 관계도 북핵 해결의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상태에선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더라도 북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중국과 한국·미국의 우호 관계가 대폭 강화되면서 중국에 북한의 전략적 중요성이 약화될 경우 중국의 대북 지원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이럴 경우 북한이 중국의 도움 없이 장기적으로 버티기 힘들어지고, 결국에는 비핵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 내부의 체제 전환에 따른 북핵 해결 가능성도 있다. 한순구 교수는 "김정은 체제에 기대어 사는 기득권층이 줄어들고 북 주민이 배급 등 정권에서 받는 이익이 현저히 줄어들면 신체제로 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