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투수 클레이튼 커쇼(26)가 MLB(미 프로야구)에서 평균 연봉 3000만달러(약 320억원) 시대를 열었다.
LA타임스 등 지역 언론은 16일 커쇼가 7년간 2억1500만달러(약 2290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다저스와 재계약했다고 보도했다. 기존 투수 계약 최고액은 저스틴 벌랜더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7년간(2013~2019) 1억8000만달러(약 1910억원)에 계약한 것이다.
커쇼가 이번 계약으로 매시즌 받는 평균 연봉은 3070만달러(약 327억원)다. 이는 MLB 역대 최고 몸값 기록을 보유한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넘지 못한 기록이다. 로드리게스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역대 최다인 총액 2억7500만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한 해 평균이 2750만달러로 커쇼에 미치지 못한다.
◇공 하나 던질 때마다 950만원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이 밝힌 커쇼의 세부 계약 내용을 보면 5년이 지난 뒤 2년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5년 후 서른 살이 되는 커쇼는 FA(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풀려 또 한 번 '연봉 대박'을 노릴 수 있다.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커쇼는 2011년 21승5패(평균자책점 2.28)로 사이영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16승9패(평균자책점 1.83)의 성적으로 두 번째 사이영상을 거머쥐며 팀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에 끌어올렸다. 작년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그레그 매덕스(1993~1995)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커쇼는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커쇼와 재계약을 마친 다저스는 올해도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을 꾸릴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커쇼가 던지는 공 하나는 얼마의 가치를 지닐까. 커쇼는 작년 정규리그에서 33게임 236이닝을 소화하며 3424개의 공을 던졌다. 올해 비슷한 활약을 한다고 가정하고 커쇼가 받을 평균 연봉으로 환산하면 그는 게임당 약 10억원, 이닝당 1억4000만원, 공 하나에 950만원을 받게 된다.
커쇼의 몸값을 팀 동료 류현진과 비교해도 흥미롭다. 류현진은 작년 다저스와 6년간 3600만달러에 계약했다. 한 해 평균 연봉은 600만달러(약 64억원)로 커쇼의 연봉이 류현진의 5.1배가 된다. 작년 12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1억3000만달러(약 1380억원)에 계약한 추신수의 평균 연봉은 1860만달러로 커쇼의 60% 수준이다.
◇90년대에 380억원을 받은 농구 황제
커쇼가 천문학적인 액수로 재계약함에 따라 자연히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연봉 순위에 관심이 쏠린다. 프로 스포츠는 야구·축구·농구처럼 연봉 계약을 맺는 종목이 있고, 골프·테니스·복싱과 같이 상금이나 대전료를 받는 종목이 있다. 상금을 받는 종목을 제외하고 연봉을 따지는 종목 선수 중 역대 평균 연봉 1위는 F1(포뮬러원) 드라이버 키미 라이코넨(35·핀란드)이다.
작년 F1 무대를 누빈 드라이버는 모두 23명으로 그 희소성이 F1 드라이버의 몸값을 치솟게 한다. 라이코넨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페라리와 1억5300만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평균 연봉이 5100만달러(약 540억원)에 달한다. 최근 불의의 스키 사고로 병상에 있는 'F1 황제' 미하엘 슈마허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페라리 소속으로 뛰며 평균 연봉 3100만달러를 받았다.
90년대 말에 나온 대형 계약이 또 하나 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시카고 불스에서 뛴 마지막 시즌인 1997~1998시즌 한 해 계약으로만 연봉 3600만달러(약 380억원)를 챙겼다. 류현진의 6년 총연봉과 같다.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인 NFL(미 프로풋볼)에선 그린베이 패커스의 쿼터백 에런 로저스가 연장 계약을 맺은 작년 계약 보너스를 포함해 4300만달러의 연봉 소득을 올렸지만 평균 연봉으로 따지면 야구나 농구 스타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NFL은 한 시즌에 정규리그 16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NBA (82경기)나 MLB(162경기)보다 경기당 수입이 월등히 높다.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덴버 브롱코스의 쿼터백 페이튼 매닝이 올 시즌 경기당 93만달러를 벌어들였다고 전했다.
유럽에서 활성화된 축구는 미국 프로 스포츠에 비해선 최고 연봉 수준이 낮다. 최고 평균 연봉은 사뮈엘 에토오가 2011년 러시아의 안지와 계약하며 기록한 2000만유로(약 290억원)다. 세계 축구계를 양분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연봉 2300만달러, 리오넬 메시는 2030만달러(이상 포브스 기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