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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기림비를 국회 내에 설치하자는 결의안에 필리핀 출신의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과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SNS 등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따르면, 여가위 위원들은 지난해 12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남윤인순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설치 촉구 결의안’(이하 기림비 설치 촉구결의안)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당시 남윤 의원은 ▶일본 정부에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죄 및 법적 배상, 역사 왜곡 중단 및 올바른 역사 교육 촉구 ▶국회에 위안부 기림비 설치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 및 법적 배상 촉구 외교 활동 지속적 강화 ▶기념 사업 확대 촉구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발의하며 “일본 오키나와현과 미국 뉴저지주 등에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가 설치됐고, 국내에도 일본대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되는 등 기림비 설치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자스민 의원은 “다른 의원들 이야기로 일본은 특히 ‘위안부’ 관련된 것은 굉장히 인정하고 싶은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괜히 건드려서 외교 차원에서는 더 안 좋을 것 같다는 말이 많아서 굉장히 애매하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길정우 의원도 의견서에서 “정치적인 메시지만 담긴 결의안이 본회의에 올라오면 의원들에게 부담을 줄 우려도 있다”며 “기림비 설치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 국회 내에 기림비를 설치해야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다”고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같은 사실이 일부 매체를 통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9일 인터넷에선 “이자스민 의원의 고향이 필리핀이라 친일(親日) 성향을 띠는 것 아니느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자스민 의원의 모국인 필리핀이 과거 일본으로부터 대규모 원조를 받은 사실이 있다. 그래서 친일 성향을 띠는 것 아니냐” “일본이 필리핀의 2위 교역상대국이라더라” “필리핀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30%가 일본인이라고 한다”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자스민 의원은 지난 201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 소송을 국가가 지원하는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어 이 같은 네티즌들 의견은 지나치게 감정적인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당시 이 의원은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 한 일본인이 ‘말뚝테러’를 벌인 사건을 언급하며 “위안부를 부정하는 일본 내 우익 세력 등에 의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가 훼손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소송에 국가가 직접 나서서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개정안의 취지를 설명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