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수요집회가 8일로 22주년을 맞았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주관한 이 집회는 미야자와 전 일본 총리가 방한한 1992년 1월 8일부터 시작해 이날로 1108회를 기록했다. 집회 초기 주변 시선을 의식해 참여하지 못했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같은 해 2월 26일 열린 7번째 집회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건너편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회원 길원옥(왼쪽)·김복동 할머니가 참가자들과 함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 22주년 기념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다. 정대협이 주최해온 이 수요집회는 이날 22주년을 맞았다.

이날 집회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8)·길원옥(85) 할머니를 비롯해 정대협 회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전국에서 찾아온 학생 등 200여명(경찰 추산)이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일본과 한국 두 정부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집회 22주년을 기념하는 케이크와 편지를 전달했다.

한편 우리 정부가 오는 30일(현지 시각) 프랑스 세계만화축제에 일본군위안부의 고통을 고발하는 기획전을 준비하자 일본 정부가 방해 공작을 펼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프랑스 중서부 앙굴렘에서 이달 30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세계만화축제에 여성가족부는 일본군위안부의 피해를 알리는 이현세·박재동·김광성 등 국내 유명 작가의 만화 20여점과 영상물 4편을 전시·상영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해당 기획전 소식을 접하자 프랑스 주재 일본 대사관을 통해 "민간 만화제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기획전을 금지시켜줄 것을 앙굴렘 사무국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앙굴렘 사무국 측은 일본 측 요청을 거절하고 "계획대로 위안부 기획전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