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중부 남수단의 종족 간 유혈 충돌이 내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남수단의 주요 수입원인 원유 생산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주요 유전 지대에서 벌어지는 정부군과 반군의 충돌로 인해 외국 정유사들은 속속 원유 생산 시설 폐쇄에 들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이날까지 한 곳 이상의 외국 정유사가 유혈 사태 때문에 원유 생산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원유 생산 중단을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인도 국영 에너지업체인 석유천연가스공사(ONGC)라고 WSJ는 전했다. ONGC는 지난 22일 남수단 내 모든 원유 생산 시설의 문을 닫았다. 이 조치로 하루 4만1000배럴의 원유 생산이 중단됐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남수단 유전 지대에 투자한 다른 외국 정유업체들도 대부분 원유 시설 가동을 멈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미 지난주 외국 정유업체 직원들 상당수가 사태 악화에 대비해 대피한 상태다.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이 이끄는 반군은 유니티주와 어퍼나일주 등 주요 유전 지대를 장악해가고 있다. 로이터는 26일 “반군이 유니티주의 유정을 장악한 데 이어 어퍼나일주의 주도인 말라칼의 절반을 손에 넣고 정부군과 대치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원유는 2011년 기준으로 남수단의 한 해 수입의 98%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넘는다.
유혈 사태 발생 전 남수단은 하루 25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하지만 반군이 지난 21일 유니티주 주도 벤티우를 장악한 이후 하루 산유량이 20만배럴로 5분의 1 정도 감소했다. 스티븐 디에우 다우 남수단 석유장관은 유니티주가 전체 산유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그 외 대부분 원유는 어퍼나일주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혈 사태는 지난 15일 수도 주바에서 살바 키르 대통령의 정부군과 마차르 전 부통령의 반군이 충돌하면서 시작됐다.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후 최대 위기다. 남수단 제1부족인 딩카족 출신인 키르 대통령과 제2부족인 누에르족 출신의 마차르 전 부통령의 오랜 앙숙 관계가 사태의 근원으로 지목된다. 키르 대통령이 지난 7월 마차르 전 부통령을 쿠데타 도모 혐의로 부통령직에서 몰아낸 후 양쪽의 골이 더 깊어졌다. 내후년인 2015년 대통령 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권력 다툼이 격해졌다.
주변국과 국제사회도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유엔은 12일간 이어진 교전으로 1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9만2500명의 피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원유를 둘러싼 이권 다툼도 치열하다. 남수단에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 세 번째로 많은 양의 원유가 매장돼 있다.
로이터는 “이번 유혈 사태에 대해 남수단에 상당한 원유 이권을 가진 중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 전 부통령을 형상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해 아프리카 특사를 파견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