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 부촌인 타워팰리스에 사는 노인 중에는 기초노령연금을 타는 이가 수십 명이다. 부자인 자녀 집에 얹혀살지만 본인 명의로는 소득·재산이 한 푼도 없어 가난하다는 이유다. 반면 이런 아파트에서 경비를 보거나 청소를 하는 65세 이상 노인들은 월 130만원을 번다고 연금을 받지 못한다. 생계비 버는 것을 정부가 오히려 '부유층'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들은 과연 안녕하실까. 그나마 정부가 내년 7월부터 이들이 버는 근로소득은 그 액수의 3분의 1 정도만 소득액으로 인정하겠다고 발표해 한시름 덜었다.
자녀들에게 전 재산을 물려준 노인들은 안녕하신가요. 지금까지 재산을 넘긴 지 3년만 지나면 기초노령연금을 주었다. 그러나 정부는 며칠 전 발표한 '기초연금 개선안'에서 앞으로 전 재산 1억원을 자녀에게 준 노인은 5년간, 3억원을 준 노인은 15년간 기초연금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기초연금을 받겠다고 서둘러 재산을 물려준 몰염치한 노인으로 보는 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사업에 실패한 자녀를 외면할 수 없고, 집 팔아 돈 대주면 부모를 모시겠다는 자식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게 부모 마음이다. 수십억원도 아닌 전 재산 고작 3억원만 물려줘도 죽을 때까지 기초연금을 한 푼도 주지 않겠다는 정부의 배짱이 놀라울 따름이다.
국민연금을 타는 노인들은 안녕하신가요. 서울에서 3억원짜리 집에 혼자 사는 할머니는 기초연금을 타게 된다. 그러나 농촌에서 2억원짜리 집에 살면서 월 30만원 국민연금을 받으면 기초연금을 못 받게 된다. 정부 기준에 따르면 연금 30만원은 1억3000만원짜리 재산과 똑같은 액수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초연금 20만원을 못 받게 될 노인들은 국민연금을 30만원이 아니라 10만원만 타는 셈이다.
중소 도시의 노인들은 안녕하신가요. 서울은 아파트 같은 재산을 평가할 때 공시지가에서 1억800만원을 빼서 계산하지만, 중소 도시는 고작 6800만원만 빼준다. 지역별 생활비 차이를 감안했다는 논리다. 그러나 서울과 집값이 엇비슷한 과천이나 용인, 성남 같은 중소 도시 노인들은 이 때문에 서울 노인들에 비해 기초연금을 타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빈곤층인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은 안녕하신가요. 이들은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가 이미 최저생계비에 미달한 액수만큼 돈을 주고 있다는 이유다. 빈곤한 노인을 해소하겠다고 만든 제도가 오히려 이들에게 혜택을 더 주지는 못할지언정 소외시키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렇게 엉성하게 소득·재산을 따지는 그물코를 만들어 놓고도 정부는 이 제도를 시행한 지 6년째 별 탈이 없다고 말한다. 재산·소득을 산정하는 공식이 너무 어려워 노인들이 항의하지 못하는 탓일까. 아니면 정부가 어련히 알아서 제대로 제도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믿는 우둔함 탓일까. 하지만 정부도 모를 리 없다. 이미 짜인 연금판을 섣불리 건드렸다간 어떤 후유증이 닥칠지 몰라 모르쇠로 일관한다. 이제 마지막으로 묻고 싶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안녕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