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마오쩌둥 생일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단행한 26일 중국에 진출한 일본 업체들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중국내 반일(反日) 감정이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번질까봐서다. 이날은 더구나 중국의 ‘국부’이면서 항일 투쟁 지도자였던 마오쩌둥(毛澤東) 초대 주석의 120번째 생일이었다. 시진핑 주석 등 중국 고위 인사들은 기념 행사까지 열었다. 이런 날 아베 총리가 A급 전범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함에 따라 일본은 남의 잔치집에 재를 뿌린 격이 됐다.

블룸버그는 이날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중국 소비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며 "가뜩이나 냉각된 중일 관계를 더 악화시켰다"고 썼다. 중국 정부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소식이 전해진 직후 곧바로 규탄 성명을 냈다.

중국 외무성은 "양국 관계 개선과 발전에 정치적 장애물이 될 것"이라며 "일본측은 이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주일 대사를 통해 이런 뜻을 전달했다.

중국 국영 CCTV는 이날 아베 정권 출범 1주년 관련 보도에서 "아베 정권의 우경화 본질이 밝혀졌다"며 "아베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내년 국정 운영이 어려워지자 이러한 행동을 벌였다"고 비난했다.

중국의 거센 비난에 중국에 진출한 일본 업체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영토분쟁에 따른 불매운동으로 한동안 부침을 겪다가 최근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자동차 업체들의 고민이 크다. 이들은 하나같이 "정치와 경제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면서도 혹시나 불똥이 튀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닛산자동차의 후오징 대변인은 "정치에 개입할 뜻이 없다"며 "우리는 우리의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혼다는 "정치적 견해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라는 입장을 보였고, 도요타는 일체 응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일본이 날을 잘못 골랐다"며 "중국인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 전했다. 또 "아주 위험한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정치적 상황이 악화된 이상, 중국 소비자들은 자동차 성능에 대한 평가 따윈 고려치 않을 것"이라 말했다.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찾은 아베 총리는 "정권 출범 1년 아베 정권의 행보를 보고하고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를 겪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이나 중국 사람들의 감정을 상하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