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

이달 23일 팔순(八旬) 생일을 맞은 아키히토(明仁) 일왕(日王)이 “생애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전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피해국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전혀 언급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오전 도쿄(東京) 왕궁의 베란다에서 시민들의 축하를 받고 화답하는 인사말을 낭독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 연설에서 “생애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초등학생 시절 겪었던 전쟁”이라면서 전쟁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전쟁에 의한 일본인 희생자는 약 31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다양한 꿈을 갖고 살던 많은 사람들이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것을 생각하면 정말 참담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전쟁 후의 일본에 대해 “전후(戰後) 연합군의 점령하에 있던 일본은 평화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소중한 것으로 삼아 일본국 헌법을 만들고, 다양한 개혁을 실시해 오늘의 일본을 일궜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처럼 전쟁을 언급하면서도 한국을 포함한 피해국에 대한 사과 의사나 표현은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아키히토 일왕은 2005년 사이판의 한국인 전몰자(戰沒者) 위령지인 '한국평화기념탑'에 참배하고 지난해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가서 진심으로 사과하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한국에 관심을 표한 바 있어 이날 인사말이 어떤 의도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