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최근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해 유포되는 각종 '민영화 괴담(怪談)'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 이를 방치할 경우 자칫 이명박 정부 초기 때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광우병 괴담'의 악몽이 재현될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 한편 직접 해명에 나섰다.

◇與 "철도·의료 괴담, 광우병 연상"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20일 열린 당 회의에서 자신의 발언 시간 전부를 정부의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허용 방침을 둘러싸고 퍼지는 '의료 민영화' 괴담에 할애했다. 최 원내대표는 "의료법을 개정해 자회사를 허용하면 맹장 수술비가 1500만원이 되고, 모든 진료비가 10배로 치솟을 것이라는 황당한 괴담이 초등학생 사이에서도 퍼진다니 황당할 지경"이라며 "몇 년 전 '뇌 송송 구멍 탁'으로 대표되는 어처구니없는 괴담이 횡행했던 광우병 사태 때가 떠오른다"고 했다.

새누리당 홍문종(가운데) 사무총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최경환 원내대표, 오른쪽은 윤상현 원내 수석부대표다.

그는 "괴담을 접한 많은 사람이 자회사 설립이 '영리 병원 도입'이고 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민영화라고 오해하는데, 자회사는 의료업을 아예 할 수 없어 영리 병원화라는 주장은 억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최 원내대표는 "자회사 설립 허용은 경영난에 처한 지방 중소 의료법인이 수익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라며 "서울대병원, 삼성병원, 아산병원 등은 의료법인이 아닌 학교법인 또는 사회복지법인이어서 다양한 수익 사업을 해온 반면, 지방 중소 병원은 의료법인이어서 그간 수익 사업을 못 했다. 결국 병원 업계 내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했다.

홍문종 사무총장도 "정부가 '철도 민영화'가 없다고 공언했지만, '지하철이 민영화되면 요금이 5000원이 된다'는 등 허위 사실이 무차별하게 생산되고 있다"며 "철도노조는 불법 파업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도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고 진실이 무엇인지 현명하게 판단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당 정책국에선 지난 18일 '국민 여러분 바로 알고 계시나요?'라는 보도 자료를 내고 시중에 떠도는 철도·의료 민영화 괴담에 대한 사실관계를 설명하기도 했다.

◇출범 후 줄곧 시달려…"불순 세력 개입 의심"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이명박 정부 초기에 광우병 괴담으로 정부가 얼마나 큰 타격을 입었느냐"며 "자칫 적절한 대응 시점을 놓치면 나중에 손쓰기 힘들 수 있는데, 이번 괴담에 대해선 처음부터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할 수 있는 내용으로 포장해 괴담을 유포하는 것을 보면 광우병 괴담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불순 세력이 개입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여당으로선 허위 사실인 괴담 때문에 민심이 나빠지거나 여권(與圈) 전체에 대한 국민 신뢰가 하락하는 것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권은 그동안 각종 괴담에 시달려왔다. 올 초 과다 노출에 범칙금 5만원을 물리는 내용의 경범죄처벌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을 땐 SNS상에서 "미니스커트 단속이 시작됐다" "박근혜 정부가 유신 시대로 회귀했다"는 글이 빠르게 퍼졌다. 하지만 이 시행령은 속칭 '바바리맨'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 지난 3월 북핵 사태로 긴장이 고조됐을 땐 "정부와 여당이 전쟁으로 국민을 협박해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되고 있는) 정부 조직 개편안 처리를 밀어붙이려 한다"는 글뿐만 아니라 "3월 11일 전쟁이 발발하고 휴교령이 내려질 것"이란 문자 메시지가 일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돌기도 했다. 3월 11일은 한·미 키 리졸브 연합 훈련이 시작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