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定期的)·일률적(一律的)·고정적(固定的)으로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이 정기상여금뿐만 아니라 근속수당, 기술수당 등에 대해서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선언함에 따라, 앞으로 근로자들의 기업에 대한 추가 임금 청구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대법원은 그러나 기업 실적에 따라 일시적, 부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성과급·상여금이나 휴가비, 김장 보너스 등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이날 판결은 비록 파기환송 형식이지만, 실질적으로 통상임금 판단 기준을 상세하게 제시했기 때문에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14건을 포함한 총 160여건의 하급심 사건 판단에도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오후 통상임금 관련 사건의 재판장인 양승태(가운데) 대법원장이 판결문을 읽는 동안 양옆의 대법관들이 판결 내용을 듣고 있다. 대법원은 노사가 상여금은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더라도 ‘일정한 기간마다 모든 근로자에게 업적이나 성과에 관계없이 주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양승태 대법원장)는 18일 자동차 부품업체인 갑을오토텍 근로자 및 퇴직자 296명이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며 회사 측을 상대로 낸 임금 및 퇴직금 관련 2건의 소송에서 신의칙(信義則)에 관한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며 사건을 대전고법 등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일정한 대상 기간에 제공되는 근로에 대응해 1개월을 초과하는 일정 기간마다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면서 "비록 노사(勞使)가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했어도 이러한 노사 합의는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무효"라고 밝혔다.

다만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이라고 할지라도 노사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근로자가 추가 임금을 청구해 기업에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할 경우에는 신의칙(신뢰를 저버리는 내용이나 방법으로 권리 행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위반되기 때문에 추가 임금 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제계는 이날 판결로 연간 13조7000억원 이상 추가 인건비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가뜩이나 경영난을 겪고 있는 많은 중소기업이 수익성 악화로 경영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것을 환영하면서도 신의칙을 근거로 제한을 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통상임금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돈을 뜻한다. 월급명세서상의 기본급이나 직책·직무 수당 등이 포함된다. 휴일·야근수당이나 퇴직금 등을 계산하는 기준이기 때문에 통상임금이 오르면 퇴직금 등도 함께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