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내년 180조엔(약 1838조원)의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이중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를 되갚는 차환발행은 120조엔, 신규발행은 42조9000억엔 안팎에 이른다. 일본의 나랏빚은 이미 1000조엔(약 1경211조원)을 돌파한 상태다.

내년도 일본 국채 발행의 특징은 장기채 발행은 늘리고 단기채 발행은 줄였다는 점이다. 일본 재무성은 30년 만기 장기 국채의 발행 물량은 올해보다 4000엔 많은 7조2000억엔을 발행할 계획이다. 반면, 2년 만기 국채 등 중단기 국채의 발행 물량은 3조엔 가량 줄이기로 했다.

앞으로 일본은행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때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현행법상 일본 정부는 국채 매입자의 경우 60년 내 원금을 모두 갚아줘야 한다. 만기가 길면 길수록 차환 발행 횟수가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발행 후에 금리가 올라도 부담을 다소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일본 정부가 국채 발행액을 늘리기로 한 데 대해 일부는 금리가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상 외로 국채 공급량이 늘어날 경우 국채 가격이 내려가면서 금리는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 재무성 추산에 따르면, 일본의 국채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이자 등 국채 충당 비용은 1조엔이 늘어난다.

스에자와 히데노리 SMBC닛코증권 연구원은 "세출삭감 등으로 신규 국채 발행액을 대폭 줄이지 않는다면 금리 상승 리스크가 커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히라마쓰 노부지 손포재팬 에세매니지먼트 연구원은 "시장 발행분은 올해와 거의 비슷하고 투자자들의 의견도 반영됐기 때문에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일본 정부는 물가연동국채의 발행량도 올해 6000억엔보다 1조엔 많은 1조6000억엔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물가연동국채는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매달 소비자물가상승분만큼 원금이 늘어나는 특징을 갖고 있어, 고물가를 유도하는 아베노믹스 덕분에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