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이란에서 실종된 미국인 로버트 레빈슨이 이란 당국에 체포되는 것을 직접 봤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증언은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출신인 레빈슨의 실종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관련된 바도 없다고 부인해온 이란 정부의 입장을 뒤집는 것이다.

만약 이란 정부가 직접 레빈슨을 체포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지난달 핵 협상 타결 등으로 해빙을 맞고 있는 미-이란 양국관계가 다시 경색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레빈슨 실종 직전 키시섬에서 그와 만났다는 다우드 살라후딘은 이날 미 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CSM)와의인터뷰에서 "이란 당국이 2007년 키시섬에서 레빈슨을 체포해 데려갔다"고 증언했다.

이란계 미국인인 살라후딘은 실종 직전 레빈슨을 마지막 목격한 인물로 2007년 3월 8일 레빈슨 실종 하루 전날 키시섬의 호텔방에서 그와 만났다.

레빈슨은 다음날 호텔에서 체크아웃한 이래 현재까지 6년 넘게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살라후딘은 이날 인터뷰에서 "레빈슨은 6년전 키시섬 호텔방에서 나를 정보원으로 삼으려 했었다"며 "대화 도중 이란 측 요원들이 레빈슨을 체포해 데려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체포 당시 우리는 로비에 있었다"며 "이란 경찰관 4명이 레빈슨을 에워싸고 그를 데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살라후딘은 "레빈슨은 정상적인 사업가가 아니었으며 최근 모든 정황이 그가 중앙정보국(CIA)에 연루돼있었다는 것을 가리킨다"며 "결국 이 점이 이란이 수년간이나 자신들의 거짓말을 정당화하는 것을 야기했다"고 역설했다.

최근 한 매체는 레빈슨이 실종 당시 CIA의 한 조사팀의 의뢰를 받아 이란 정부 관련 정보 수집 활동 중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IA는 레빈슨 실종 이후 그에 임무를 맡긴 조사팀 내부 요원들을 징계했으며, 또 당시 레빈슨 가족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대가로 250만 달러의 연금까지 제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정부는 그간 레비슨의 실종에 관해 "개인적 업무 도중 벌어진 일"이라며 정보당국과의 연계설을 극구 부인해왔다.

레빈슨은 특히 키시섬으로 가기 직전 전직 CIA 요원인 앤 자블론스키과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이란 정부에 접근할 수 있는 정보원을 마련 중"이라며 활동 자금이 부족한 상황을 하소연 하기도 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이때 언급된 정보원이 바로 살라후딘로 추정된다.

살라후딘은 키시섬에서 레빈슨과 만나기전 이란 당국과 모의했는지 여부에 대해 "절대 아니다"고 극구 부인했다.

그는 "나는 모든 장면을 지켜봤고 들었다"며 "나는 그런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앞서 레빈슨 가족이 지난 2011년 4월 이메일로 받은 레빈슨의 동영상과 사진 5장을 토대로 실종 사건에 이란 정보기관이 연루됐다고 결론냈으나 이란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백악관은 핵 협상 타결 직후인 지난달 26일 제이 카니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이란 정부에 레빈슨의 송환을 다시 한번 공식 촉구했다.

그러나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레빈슨의 소재 등 어느 것도 아는 바 없다"며 "레빈슨의 최후는 미스테리(mystery)"라고 반박했다.

자리프 장관은 그러면서 "이란 당국은 레빈슨을 투옥하거나 체포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