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단속 중이던 남자 경찰관 두 명이 여자 골프선수에게 폭행당했다는 뉴스가 화제에 올랐다.
이 선수의 소속사 홈페이지는 쇄도하는 네티즌의 비난 글로 다운되고 말았다. 댓글 중엔 '남자 경찰관이 여자 취객 하나 제압하지 못하다니, 요새 경찰들 약해 빠졌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사건이 아니어도 "요즘 들어오는 새내기 경찰들은 하나같이 야리야리하고 예쁘기만 하다"는 걱정이 경찰 내부에서 나올 정도로 현장의 경찰들은 눈에 띄게 여려지고 있다.
경찰의 연약화를 부른 건, 역설적이게도 유례없이 치솟은 경찰의 인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다.
1980~90년대 경찰엔 무술 고단자가 많았다. 특채(특별채용) 방식으로 4단 이상 무술 고단자를 뽑는 '무도특채(武道特採)'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공공의 적'에서 설경구가 연기한 형사 강철중도 무도특채로 경찰 제복을 입었다. 이들에게 필기시험은 그저 형식일 뿐이었다. '다음 중 우리나라 국화는? ①개나리 ②무궁화 ③벚꽃 …'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한 경찰관은 "한마디로 공부는 좀 못해도 몸 좀 쓰는 사람들을 뽑겠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찰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치솟으면서 무도특채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9급 경찰공무원(순경) 시험 경쟁률이 40대 1까지 급증했고, 한두 문제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서울 노량진에서 재수·삼수도 불사하며 인생을 걸고 공부하는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 사이에서 "무도특채는 특혜"라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SKY대(서울대·고려대·연세대) 졸업생 등 좋은 자원이 경찰로 밀려들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던 경찰 입장에서도 무도특채 유지의 필요성은 크지 않았고, 2000년에 들어서면서 무도특채는 사실상 폐지됐다.
무도특채로 경찰생활을 시작한 한 경찰관은 "매년 50명 이상 뽑던 무도특채 규모가 2005년 이후 1명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한 번 채용에 600명 정도의 신임 경찰관을 뽑는다.
무도특채가 중단되면서 '근육파' 무술 유단자들이 경찰에 입문하는 길은 좁아졌고, 대신 '학구파' 경찰들이 늘어났다. 그동안 무도특채로 뽑힌 경찰 중 일부가 종종 '주먹'으로 사고를 치고 다녔던 터라 경찰 입장에서도 고민을 하나 더는 듯했다. 하지만 10년쯤 지나자 일선 경찰서에서 하나 둘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학력자는 넘치지만, 강력 사건에 내보낼 경찰이 너무 없다는 불만이었다.
경찰 내부에서도 고학력 '공부벌레'가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경찰이 너무 비리비리해지는 거 아니냐'는 논란이 많다. 이런 지적에 따라 경찰은 최근 올림픽·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를 대상으로 무도특채를 다시 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찰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경사(7급) 이상으로 임관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