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의원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11일 한 종편방송에 출연, 장성택 숙청으로 혼란에 빠진 북한 상황을 언급하며, "이럴 때일수록 김정은 체제를 강화시켜주는 것이 좋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 김정은에 대해서는 "늠름하고, 참 무서운 친구다"라고 언급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한 종편에 출연,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평가하며 "이런 때(북한 내부 갈등 상황) 잡아주는 것이 더 좋다. 김정은 체제를 강화시켜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해서 김정은이 결정을 하게끔 해야 한다. 만약 군부가 득세했을 경우는 더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성택 실각이 과연 우리에게 이로운가, 대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살펴보면 군부가 장악하는 것보다는 장성택과 최룡해가 함께 존재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며 "하지만 1만명이니 3만명이니 장성택 측근이 처형되면 남북관계가 긴장관계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염려가 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과정이 없고 결정만 있는 나라"라며 "남북관계를 항상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길은 남북정상회담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은의 귀를 붙들고 평화협력을 지키는 것이 당신들에게 이롭고, 미국과의 관계를 이렇게 해야한다고 설명해줘야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장성택 실각과 관련, 각별한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장성택에 대해 잘 알고, 같이 술도 여러번 마셨다"며 "장성택이 한국에 왔을때 호텔방에서 술을 마셨는데 그 다음날 아침까지 단장이 밑에서 (장성택을) 기다리고 있더라. 그렇게 곤드레 취하고도 권위를 지키고 북한의 위상에 대해 강압적으로 말했다. 내가 아는 북한 인사 중 가장 권위적인 사람"이라고 전했다.

장성택은 김대중 정부 당시인 2002년 10월 26일 북한 고위 경제시찰단의 일원으로 8박9일간 서울에 머물렀다. 당시 박지원 의원은 청와대 비서실장을 맡고 있었다.

박지원 의원은 북한 김정은에 대해서도 "(내가) 정보위원을 4년 했는데, (후계자 김정은) 사진 하나 못 구하느냐 그런 말을 들었다"며 "그런데 처음 나타났을때 수많은 군중 앞에서 눈 한번 흔들리지 않는 걸 보고 수년간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고 느꼈다. 제가 TV·사진을 보면 상당한 수업을 받아서 늠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결코 (김정은을) 28살짜리라는 표현을 하는 것은 어렵다. 어떤 면에서 보면 김경희는 북한의 정신적 지주인데, 그의 남편 장성택을 잔인하게 숙청했다"며 "김정은이 어떻게 권력을 유지할지는 모르지만 참 무서운 친구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현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관련, "전(前) 정부보단 선(先)핵폐기 내용의 빗장을 거둬버려 굉장히 높이 평가한다"며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퍼주기했다'고 계속 얘기하지만, 우리는 북한에 한류가 흐르고 한국의 패션이 흘러 문화적 동질성이 생기도록, 마음을 퍼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