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문제아 국가들의 경제 지표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주요 재정위기국의 올해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오랜만에 마이너스에서 벗어난 것. 스페인의 크리스토발 몬토로 예산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예상보다 빨리 재정 흑자를 달성할 거란 전망까지 제시하고 나섰다.

◆伊 3분기 경제성장률 전분기 대비 0%…2년 만에 마이너스 벗어나

이탈리아 통계청은 10일(현지시각) 이탈리아의 경제 성장률이 2년 만에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이날 이탈리아 통계청은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를 기록해 경제 전문가 예상치인 마이너스 0.1%보다 좋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마이너스 1.8%에 그쳤고, 내수도 부진했다고 WSJ는 평했다. 실업률도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인 12.5%를 기록 중이며, 청년 실업률은 41%에 달한다. 이탈리아 통계청 대변인은 “아직 경기 침체가 끝났다고 말하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정부는 4분기 성장률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브리지오 사코마니 경제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은 더 오를 것이며 기업들의 회복세도 나타날 것”이라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특히 10월 산업생산이 전달대비 0.5% 증가를 기록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여 기대가 커졌다는 설명이 따랐다. 이탈리아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1.8%로 전망하고 있지만, 내년 성장률은 1.1%로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이터는 여러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이탈리아의 경제 성장률이 최고 0.7%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스페인 예산장관 “2015년이면 재정흑자 달성할 것” 자신

유로존의 또 다른 위기국 스페인에서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크리스토발 몬토로 스페인 예산장관은 10일 WSJ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예상보다 빠른 2015년에 재정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 달 전 스페인 정부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2016년까지는 재정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밝힌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전망이라고 WSJ는 평했다. 몬토로 장관은 이어 “중요한 점은 스페인이 계속해서 재정 적자를 줄여나가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재정 적자가 줄어들면 경제 성장 전망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1%를 기록, 9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경제 전문가 사이에선 스페인 정부의 재정 적자가 늘어난 이유로 낮은 세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WSJ는 썼다.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조세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에는 35%, 2012년 37.7%에 그쳐 유로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 따랐다. 몬토로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현재 추진하는 세제 개혁을 통해 GDP에서 조세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엔 38%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위기 끝났다고 판단하지 말라” 경고도

하지만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지 말라는 지적도 나온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0일 브뤼셀의 유럽경제사회위원회 연설에서 “유로존 경제의 위기가 끝났다고 섣불리 판단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이날 라가르드 총재는 “실업률이 12%인 상황에서 위기가 끝났다고 할 수 있느냐”라며 “청년 실업률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탈리아의 고용 시장도 불안한 것은 여전하다는 진단이 많다. WSJ는 맨파워그룹이탈리아의 조사를 인용해 “향후 석 달 동안 신규 고용에 나설 계획이라 밝힌 고용주가 전체 응답자의 5%에 그쳤고, 17%는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