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꿈을 향해 또 한 번 도박에 나선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추신수(31)에 관심이 있다는 보도는 여러 번 나왔다. 그런데 내부에서의 움직임이 추신수 영입전을 결정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바로 간판타자 미겔 카브레라의 포지션 변경이 그 화두다.

디트로이트는 최근 텍사스 레인저스와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프린스 필더를 보내고 내야수 이안 킨슬러를 받는 것이 골자였다. 중심타자 중 하나였던 필더를 보낸 것은 분명 아쉬운 측면이 있지만 디트로이트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는 평가다. 킨슬러를 받아 취약 지대였던 내야를 보강했고 킨슬러는 필더에 비해 계약기간과 연봉 측면에서 좀 더 부담이 덜한 선수다.

필더를 보냄에 따라 팀 연봉 총액에도 조금은 여유가 생긴 디트로이트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꾸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팀인 만큼 이제 외야 보강을 위해 시선을 돌리고 있다. 추신수, 제이코비 엘스버리가 연계되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카브레라의 포지션 변경에 따라 외야수 영입에 나설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리그 최고의 3루수 중 하나인 카브레라는 1루 이동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상 경력도 있고 가진 타격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장기적으로 1루 전환이 유리하다는 시각이다. 팀에서는 아직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사장이자 단장인 데이브 돔브로스키는 카브레라의 1루 전환에 대해 “아직 답변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 “그런 논의가 있었는지도 답변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드러냈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꾸준히 그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카브레라의 포지션 전환에 따라 FA시장에서의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 중이다. ‘더 디트로이트 뉴스’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는데 카브레라가 1루로 옮길 경우 외야수 영입에 나설 수 있다는 결론이다.

카브레라가 1루로 간다면 빅터 마르티네스는 지명타자로 계속 남을 수 있다. 닉 카스테야노스가 원래 자리인 3루로 돌아가면 외야 한 자리의 보강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디트로이트 뉴스’는 “이 경우 디트로이트는 FA시장에서 좌익수를 맡아줄 선수를 찾아야 한다. 네이트 맥러스, 카를로스 벨트란, 혹은 추신수가 후보가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카브레라가 3루를 지킨다면 마르티네스가 지명타자, 카스테야노스는 좌익수 포지션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경우는 1루수를 영입해야 해 추신수 영입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떨어진다. 마르티네스가 1루수로 간다고 해도 외야수보다는 지명타자가 급하다. 한편으로는 카브레라가 1루로 가고 카스테야노스가 자리를 지켜 3루수 포지션을 보강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카브레라의 포지션 결정에 따라 팀의 겨울 행보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디트로이트와 카브레라의 결정이 조만간 내려질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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