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가 약 한 달간 지속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 맞서 25일 국내보안법을 발령했다고 AP가 보도했다. 국내보안법이 적용된 지역에서 정부는 도로를 봉쇄하거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고 통행금지와 전자장비 사용을 금지할 수 있다. 단, 평화 집회는 허용된다.

25일 시위대 수백 명은 수도 방콕에 있는 재무부 청사 1층을 점거했다. 또 다른 시위대는 외무부 건물 일부를 점거했다. 시위대는 군 시설, 방송국 등 주요 건물을 향해 행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군경과 시위대가 유혈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태국 방콕에서 25일 반정부 시위대가 재무부 청사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또 다른 시위대는 이날 외무부 건물 일부를 점거하고 잉락 친나왓 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달 말부터 집권 여당과 정부가 잉락 총리의 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포함한 대규모 사면 법안을 추진하는 데 반발해 수만 명이 참여하는 집회와 시위를 벌여왔다. 제1 야당인 민주당이 이끄는 시위대 10만여 명은 24일 방콕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잉락 총리는 이날 TV 연설을 통해 "정부 청사를 점거해 공무를 방해하고 국가 안정을 위협하는 불법 행동에 맞서 방콕 인근 사무트 프라칸주(州)에 국내보안법을 발동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국 정부는 청사를 점령한 시위대를 향해 공권력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가 25일 전했다.

반정부 시위는 지난 1일 사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거세졌다. 잉락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인 '푸어 타이'당은 지난 8월부터 2004년 이후 정치 사건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거나 기소된 사람들을 포괄적으로 사면하는 법안을 추진해왔다. 잉락 총리는 "여야 인사를 가리지 않고 대대적인 사면을 감행함으로써 정치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10월 중순 여당이 사면 대상에 잉락 총리의 친오빠인 탁신 전 총리를 추가하자 야당이 반발하고 나섰다. 2006년 군사 쿠데타로 실각한 뒤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전 총리는 2008년 부패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