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5일 복지정책을 둘러싼 정당정책 토론회에서 박근혜정부의 복지공약 후퇴 논란과 재원확보 방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정의당은 기초연금 수정 등을 ‘복지 후퇴’로 규정하며 증세를 고려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재정상황을 고려해 공약을 ‘조정’한 것에 불과하다며 지하경제 양성화와 비과세·감면 축소 등의 ‘선(先) 세원 확대’ 입장을 고수했다.
◆ 野3당 “복지 후퇴…법인세 늘려야” 공동전선
방송 3사를 통해 생중계된 이날 토론회에서 민주당과 통진당, 정의당은 공동 전선을 펼쳤다. 민주당 대표로 토론에 참석한 김용익 정책위 제4정조위원장은 “정부와 여당은 복지공약에 대해 (약속) 파기가 아니라고 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공약을) 어겨야 파기라고 할 수 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김 정조위원장은 “기초연금은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씩 다 드리겠다고 해놓고 이제는 소득하위 70% 노인들에게 국민연금과 연계, 감액해서 지급하겠다고 했다”며 “4대 중증질환과 관련해서는 본인부담금을 100% 다 보장해준다고 했다가 나중엔 병실비 차액과 특진비를 빼놓고 나머지만 보장해주겠다고 바꼈다”고 지적했다.
민병렬 통진당 최고위원은 “박근혜정권이 들어서면서 내걸었던 맞춤형 공약들이 파기되고 있다”며 “복지정책 추진의 첫 관문은 공약을 지키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도 “우리나라의 복지 수준은 국내총생산(GDP)의 9.2%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에 이어 꼴찌 수준”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공약가계부를 다시 썼으면 좋겠다”고 가세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의 법인세 인하분을 다시 올리는 등의 증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정조위원장은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세금 부담을 합리적으로 다시 바꾸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 최고위원은 “개발독재 시대에 만들어진 세제를 복지시대에 걸맞게 개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정책위의장은 “전체 국내총생산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이유는 기업의 소득이 높기 때문”이라며 “법인세 감세는 곧 재벌 감세·대기업 감세”라고 비판했다.
◆ 與 “공약 조정일뿐…세율 인상은 기업이나 국민에 손해”
새누리당은 야권의 파상 공격에 완강히 맞섰다. 안종범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기초연금과 4대 중증질환 보장, 무상교육, 반값 등록금 등 모든 것들이 일정부분 조정된 건 있지만 후퇴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초연금은 잘 사는 어르신 30%에 대해 지급하지 못하는 점은 당도, 박 대통령도 사과를 드렸다”며 “4대 중증질환 보장 공약과 관련해서도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 항목 지원이 재정 문제를 이유로 유보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안 부의장은 야권의 증세 요구에 대해서도 “세율 인상이나 세목 신설은 최후의 수단으로 삼아야 하고, 지하경제 양성화나 비과세 감면 축소 등이 우선”이라며 “(세원이)좁아진 기반에서 세율을 인상한다는 것은 많은 기업이나 국민에게 해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법인세를 다시 인상한다고 했을 때, 그 부담이 법인으로 다 가는 게 아니라 분명 부담의 전가가 이뤄진다”며 “임금 인상으로 전가될 수도 있고 기업이 해외로 나갈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