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서 열린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총회가 23일 구체적인 성과 없이 끝이 났다. 2015년 프랑스 파리 총회에서 온실가스 감축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분열은 계속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UNFCCC 총회에 참가한 195개 회원국은 이날 2주간 이어진 회의를 마무리 지으면서 2015년 파리 총회에서 채택될 기후변화 협약을 위해 '기여(contribute)'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지목됀 삼림 파괴를 억제하기 위해 1억달러의 기금을 마련하고, 해수면 상승으로 위기에 몰린 국가들을 도울 방법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총회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실패했다고 말한다고 FT는 전했다. 필리핀을 강타한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수천명의 사상자를 내는 등 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선진국과 개도국 간 견해차만 확인했다는 것. 이번 총회 합의문에서 회원국은 '약속(commitment)' 대신 의미가 약한 '기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밖에 개도국의 친환경 경제 전환을 돕기 위해 선진국이 마련하기로 한 연간 1000억달러 규모의 프로그램도 진전이 없었다고 FT는 전했다.
루스 데이비스 영국 그린피스 정치국장은 "모든 국가가 하이옌으로 인한 피해를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은 준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서 개도국은 선진국이 기후변화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호주와 일본, 캐나다 등 선진국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낮추는 등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1일 필리핀 대표 예브 사노 기후변화담당관은 17일 "일부 선진국이 감축 목표를 낮춘다는 발표에 대해 대단히 우려한다"며 "기후 변화를 인식하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