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선거·정치 개입 사건 재판은 ▷핵심 인물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당시 국정원 간부들 ▷국정원 사건 축소·은폐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국정원 내부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국정원 직원 김모씨와 정모씨 ▷증거 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경찰청 박모 경감 등 크게 네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지난 6월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 김씨와 정씨, 박 경감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국정원 직원에 대해 재정신청을 냈고, 서울고법이 지난 9월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을 기소하라"고 결정하면서 총 7명이 기소됐다.

원 전 원장은 나중에 기소된 이 전 차장, 민 전 단장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트위터를 통한 선거 개입 혐의를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을 냈고, 재판부가 받아들였다. 검찰은 당시 국정원 직원 트위터 글이 5만5689건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검찰이 트위터 글 121만건에 불법성이 있다며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을 또 냈다. 재판부는 다음 주부터 일주일에 두 번씩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트위터 글 부분이 추가 기소되면서 올해 안에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고 보고 내년 2월 정기 법관 인사 전에는 결론 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청장의 재판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재판부는 다음 달 12일 김 전 청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고, 일주일 후 결심을 열 예정이다.

전직 국정원 직원 김씨와 정씨는 지난 14일 피고인 신문을 마쳤고, 검찰은 다음 달 13일 구형을 할 예정이다. 검찰의 서울경찰청 압수 수색 당시 컴퓨터 삭제 파일 복구를 불가능하게 만든 혐의로 기소된 박 경감의 재판은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1월쯤 끝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이범균) 심리로 열린 김 전 서울청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기용 전 경찰청장은 자신이 국정원 여직원의 컴퓨터 등에 대한 압수 수색 영장 신청을 재검토하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변호인이 "김용판 전 청장이 이후 '서울청에 맡겨주시죠'라며 영장 신청을 다시 요청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김기용 전 청장은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다"고 증언했다. 그간 김용판 전 청장은 국정원 사건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팀에 압수 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말라며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김기용 전 청장이 이와 다른 진술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