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귀포, 이상학 기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국가대표 FA 듀오' 한화 정근우(31)와 이용규(28)가 새 소속팀 한화에서 힘찬 도약을 다짐했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한 커피숍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두 선수 모두 "한화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우리가 한화에 와서 팀이 재미있어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입을 모으며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두 선수와 일문일답.

- 어제 제주도로 내려와 김응룡 감독에게 인사했는데. 
(정근우) 계약을 한 만큼 어른께 인사를 드리는 게 맞다. 특별한 말씀은 없으셨고, 입단식 때 보자고 말씀하셨다. 
- 어깨 수술 후 재활 중인 이용규 선수의 복귀 시기는. 
(이용규) 코칭스태프에서는 무리하지 않는 내에서 일찍 돌아와주길 바라사는 마음이다. 나도 급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재활만 잘 소화하면 예상보다 빠르게 올 수 있을 것 같다. 재활 상태는 이제 튜빙 훈련을 하는 단계다. 입단 소식을 듣고 구단에서 재활 캠프도 신경써주셔서 따뜻한 데에서 할 예정이다. 12월 사이판으로 갈 듯하다.

- 한화 입단에 대한 느낌은. 
(정근우) 친구로 많이 의지하는 태균이가 있어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좋은 분위기로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이용규) 나도 똑같다. 항상 친하게 지내온 진행이가 있다. 또 대표팀에서 태균이형, 근우형이랑 잘 어울렸는데 그게 인연이 돼 한 팀에서 만났나 보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랑 야구하면 마음이 잘 맞을 것이다. 서로 잘 맞으면 플러스 알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최대한 빨리 복귀해서 팀에 도움이 되는 게 최우선이다.

- 함께 한화에 오게 돼 마음의 부담이 덜한 부분은 있나. 
(정근우) 용규랑 오래 전부터 대표팀에서 함께 해오며 테이블세터를 많이 했다. 서로에 대해 많이 아니까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듯하다. 
(이용규) 1~2번 타순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신다. 타순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근우형과 함께 돼 서로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팀에 합류한 뒤 그라운드에서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성적으로 보답해야 할 듯하다.

- 금전적인 부분 외에 한화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끌렸나. 
(이용규) 노재덕 단장님이 직접 전화해서 놀랐다. 집까지 찾아오실 줄 몰랐다. 적극적이셨다. 처음부터 다른 팀에서 제의가 오면 크게 재고 싶을 마음이 없었다. 자존심만 세워주면 한 방에 계약하겠다고 했다. 한화 구단에서 기대이상으로 잘 해주셨다. 새로운 마음으로 하고 싶은 게 와닿았다. KIA에 있었지만 한화 선수로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런 부분에 많이 끌렸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근우) 어렸을 때부터 태균이와 같이 해보고 싶었다. 또 한화에서 김종수 운영팀장님이 찾아오시며 적극적으로 다가오셨다. 정말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 SK와 협상할 때도 느꼈지만 정말 예전처럼 야구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SK에서는 늘 같은 환경이었고 나도 모르게 나태해졌다. 도전을 해보고 싶고, 야구인생에서 터닝포인트로 삼아보고 싶었다. 때마침 한화랑 잘 맞았다.

- 밖에서 본 한화 이미지는 어떤가. 
(정근우) 많이 처져있는 분위기로 보였다. 상대방으로 볼 때 그렇게 느꼈다. 나와 용규가 와서 활발하게 잘 움직이면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 싶다. 최대한 솔선수범해서 우리 스타일대로 해보겠다.

- 내년 시즌 목표는.
(이용규) 스프링캠프 가서 중간 시점부터 구체적인 복귀 시기를 잡을 듯하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게 구단에서 어깨 상태에 대해 믿고 재활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마음을 갖고 계셨다. 거기에 대한 고마움이 있었고, 보답하기 위해서는 복귀 시점에서 수술한 선수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할 것이다. 90% 이상 재활해서 복귀한 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 '한화가 재미있어졌다, 활발해졌다'고 비쳐지고 싶다. 기존에 있던 한화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바뀌지 않을까 한다. 조금 더 근성있게, 오기있게 하겠다. 근우형과도 얘기를 했지만 부담은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내에서 보여주면 바뀔 것이라고 본다. 
(정근우) 용규가 좋은 컨디션으로 돌아와 함께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최대한 팀이 잘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다른 팀에서 왔으니 하나하나 알아가는 느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 FA 자격을 얻으며 이적할 수 있는 팀들을 생각했을텐데. 
(정근우) 여러가지 부분에서 한화는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있었던 팀이다. 가족들이 있는 인천에서 멀지 않고, 천연잔디라는 점도 생각했다. 그런 팀에서 제의를 해줘 큰 고민없이 결정을 내렸다. 
(이용규) 사실 그런 생각을 안 했으면 거짓말이다. 한화에서 일찌감치 FA 영입을 선언해 기대했었다. 우리가 9년 동안 고생해서 처음으로 FA 자격이다. 우리 권리이니까 시장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한화에서 강하게 다가왔다. 나를 필요로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몸값에 대한 부담은 없나. 
(정근우) 기준치는 잡기 어려울 것 같다. 한화가 내년에 성적이 더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첫 번째이다. 
(이용규) 올해 FA 선수들 중에서 큰 계약자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 '예상보다 많이 받았다'고 하지만 야구하는 후배들을 생각하고 싶다. 자라나는 선수들이 더 많은 희망을 가질 것으로 본다. 우리가 잘해야 구단에서도 왜 투자를 해야 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선수가 봐도 인정할 만한 것을 보여줘야겠다.

- 김응룡 감독님과 첫 인사였는데 느낌은 어땠나. 
(정근우) 나보다 덩치가 크시더라(웃음). 평소에는 말씀을 많이 하셨나? 기분이 좋으셨는지 우리한테는 아니지만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 그걸 보니 기분이 좋았다. 감독님이 잘 해달라는 의미로 말씀하셨으니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감독님께서 춤 한 번 추실 수 있도록 하겠다.

- 절친한 김태균, 최진행과 전화했나.
(정근우) 태균이한테서 계약 다음날 늦게 전화왔다. 태균이는 항상 느리다. '와줘서 고맙다', '재미있게 해보자'고 하더라. 야구는 단체 스포츠이고, 서로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태균이가 혼자 많이 부담을 가졌다는데 그 옆에서 받쳐주고 싶다. 그렇게 하다 보면 팀에 힘이 생길 듯하다. 
(이용규) 진행이와 통화했다. 진행이가 설렌다고 하더라. 그 말 한마디에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 친구와 팀이 잘 되기 위해서는 나와 근우형이 많이 나가야 할 것이다. 함게 움직이면 태균이형이나 진행이 성적도 좋아질 것이다. 진행이는 벌써부터 경기 모드에 들어간다고 하더라. 마음 통하는 선수들이 많아 서로 잘 될 것이다. 
(정근우) 진행이도 전화가 와서 '형, 저 내년에 많이 기대된다고, 설렌다고, 기다려진다'고 하더라. 막 웨이트 훈련도 정말 많이 하고 싶다고 난리더라.

- 이용규 선수는 KIA 시절 함께 한 이종범 코치와 또 만났는데. 
(이용규) 이종범 코치님과 인연이 있는 것 같다. KIA에 처음 가서도 룸메이트를 했다. 우연치 않게 2005년부터 주전으로 뛸 수 있게 된 계기가 됐다. 2년간 코치님과 떨어져 있었는데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될 줄 몰랐다. 누군가 멘토가 있다면 플러스 알파가 될 것이다. 저도 힘든 순간이 올텐데 슬럼프에 빠져도 잘 헤어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종범 코치님이 한화에 계셔서 좋은 점이 많다.

- 대전에서 생활해야 할텐데. 
(이용규) 대전은 제3의 고향이다. 아버님이 군산이고, 어머님이 청주인데 그런 인연들이 많은 듯하다. 
(정근우) 대전에서는 혼자 있을 것 같다. 집이 있는 인천이랑 대전은 멀지 않아서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 김응룡 감독이 FA 계약했다고 해서 쉬지 말고 훈련을 하라고 했는데. 
(정근우) 4박5일 정도로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다. 일단 헬스도 하고 수영도 하며 움직일 것이다. 12월말부터는 NC (이)호준이형과 함께 하와이로 넘어가 몸을 만들 생각이다. 캐치볼도 하고, 러닝도 하며 몸 상태를 높여서 들어올 것이다. 
(이용규) 최대한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구단에서 많이 신경써 주신다. 빨리 팀에 합류해서 재활훈련을 하는 게 최우선이다. 12월부터는 쉬는 날이 없을 듯하다. 쉬면 안 된다.

- 전 소속팀 선수들의 반응은 어떤가.
(이용규) 솔직히 말해서 선수는 선수 편이다. 값어치 인정해주는 팀으로 가는 게 맞다. 후회하지 않아야 한다. 주위에서도 새롭게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으니까 좋게 봐주시더라. 
(정근우) 친구-선배들의 축하 메시지가 많이 왔다. 같이 하다가 못하게 돼 아쉽다. 벌써 생각이 많이 난다고 해서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어차피 다 보는 것이니까 이렇게 된 이상 각자 맡은 역할에 대해 최선을 다하자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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