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라인 케네디 일본 주재 미국 대사가 18일 도쿄 외무성을 방문, 사이키 아키타카(齋木昭隆) 사무차관을 만나는 등 일본에서의 활동을 본격화했다. 케네디 대사는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을 중요시하고 있다"며 "주일대사로 부임해 환영받는 것은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토·나라 등을 예전에 가본 적이 있다"며 "앞으로도 여러 곳을 방문해 일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케네디 대사는 19일 왕궁을 찾아 아키히토(明仁) 일왕에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임장을 제정할 예정이다. 20일에는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도 만난다.
지난 15일 일본에 도착한 이래 일왕, 총리와 회담 일정이 연이어 잡힌 것은 케네디 대사에 대한 일본 측의 기대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인 케네디 대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양국 관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신임 대사가 (오바마)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인 만큼 일본의 입장을 대통령에게 직접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베, 오바마보다 푸틴과 더 친해
아베 총리는 적극적으로 친미(親美) 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보다는 오히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더 자주 만났다. 지난 반년 동안 푸틴과 네 번 정상회담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은 지난 2월 정상회담과 지난 9월 러시아 G20회의 때의 개별회담 등 2번뿐이다. 민주당 성향의 오바마와 보수파인 아베 총리가 코드가 안 맞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인들은 돈독한 우정을 자랑했던 미·일 정상의 모습에 익숙하다. 나카소네 총리와 레이건 대통령, 고이즈미 총리와 부시 대통령은 친구처럼 서로를 대했고, 그 기반 위에 안정적인 미·일 관계가 있었다. 사저나 별장으로 초청, 노래를 함께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에 비하면 오바마·아베는 친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인상을 준다. 이 때문에 케네디 대사가 왠지 어색한 두 정상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강제 동원 위안부 입장에 주목
일각에서는 케네디 대사에 대해 불안한 시선도 있다. 외교관 경험이 없는 데다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케네디 대사가 예상 외의 발언이나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민당 의원들은 여성인 케네디 대사가 일본군 강제 동원 위안부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우려하고 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전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외교적 수완은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