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왼쪽)과 김원홍 전 고문.

최태원(53) SK 회장이 공범(共犯)으로 기소된 김원홍(52) 전 SK해운 고문의 다음 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돼 사실상 첫 대질심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 회장은 자신의 항소심에서 횡령 사건의 '주범(主犯)'으로 김원홍씨를 지목하며 김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김씨가 중국과 대만으로 도피해 증인 채택이 줄곧 무산됐었다. 김원홍씨 측은 "김준홍(48)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설범식)는 김원홍씨가 횡령에 가담했는지를 심리하기 위해 최 회장 형제를 포함해 김준홍 전 대표, SK 재무팀 소속 박모씨 등 5명을 증인으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핵심 증거물인 SK 내부 문건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최 회장 형제와 김준홍씨 순으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이날 김원홍씨 측 변호인은 2011년 12월 김원홍 전 고문이 김준홍씨, 최태원 회장과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음성 파일을 증거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개시된 후 김원홍 전 고문이 의도적으로 녹음한 것이기 때문에 내용이 진실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으나, 김원홍씨 측 변호인은 "앞선 SK 공판에서 김원홍 전 고문에 대한 악의적 진술이 계속해서 나오자 본인 방어 차원에서 녹음했을 뿐이다"며 "김준홍 전 대표 등이 허위 진술을 하지 못하게 증인 신문에 앞서 틀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3일 김 전 고문에 대한 첫 공판을 열고 최 회장의 개인 재산을 관리했던 SK 재무팀 임원에 대한 증인신문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