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18일 박근혜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왜 했는지 납득을 못하겠다”고 비판하며 부가가치세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아 공약 입안을 주도했던 김 전 수석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경제정책포럼 초청세미나에서 “처음 계획대로 (추진하지)못하고 조금 반응이 나쁘다고 다시 후퇴해 결국 필요도 없고, 세수확보에 도움도 안 되는 세제개편안이 나왔다”고 혹평했다.
정부는 지난 8월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비과세ㆍ감면제도 정비, 농ㆍ수산물 의제매입한도 설정 등을 골자로 한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가 유리지갑인 근로자 세부담만 늘린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나흘만에 세부담 기준선을 당초 345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혼선을 빚었었다.
김 전 수석은 “실무자는 물론 정당도 선거를 목전에 두고 현실적으로 국민의 부담을 늘리는 세제개편에 대해 말을 못하는 현실”이라며 “소득세 보완 중심의 세제개편을 편의상 하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전 수석은 부가가치세 인상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소득세는 조세저항이 심하지만 소비세는 조세저항이 없는 세금”이라며 “앞으로 세수 확보는 소비세인 부가가치세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는 게 기본 방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당이 과감하게 세제개편 방안을 모색하고 부가가치세 증세를 위한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재원 마련 방안 중 하나인 지하경제 양성화에 대해서도 “이를 통한 세수는 미미하고 지하경제가 얼마라고 정확히 얘기하는 사람도 없다”면서 “(1962년)당시 화폐개혁을 해서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면 174조원의 세수가 더 들어온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고 강조했다.
후퇴 논란이 일고 있는 기초연금 공약에 대해서도 “기초연금 20만원 지급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기초연금(원안)을 위해 358조원 예산중 10조 미만만 확보하면 되는데 그 예산을 끄집어내지 못하는 건 예산 구조조정을 하나도 못한 정부의 능력부족”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10조원도 안 되는 재원을 가지고 소득세 일부에서 1조, 2조씩 찾아내는 식으로 해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면서 “정부가 내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박병석 국회 부의장과 정희수, 정몽준, 이인제, 남경필, 이주영, 정우택, 진영,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 김춘진 민주당 의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