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일본 도쿄 데이코쿠(帝國)호텔에서 열린 한일협력위원회 총회에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한·일 양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이라며 "우리 두 나라가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기여해 달라"고 말했다. 얼어붙은 한·일 관계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런 바람과는 거리가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현 상태로는 타협점을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들은 "'역사 인식에 있어 일본 정부가 먼저 전향적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생각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청와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일 정상회담을 얘기한 것에도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본다.

한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박 대통령이 하는 말에 뭔가 호응을 해야 하는데 정상회담을 하자는 얘기만 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 대한 홍보전으로 본다"고 했다.

미국 쪽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인정' 등 현안과 관련해 '한국이 너무 예민한 것 아니냐'는 기류가 형성되는 것도 청와대가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9월 30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아베 총리를 겨냥해 "자꾸 시대와 역사 퇴행적인 발언을 하는 (일본) 지도부"라고 했었다. 당시 청와대는 일본 부분에 대한 박 대통령 언급만 따로 떼서 공개했다.

이런 상황인 만큼 한·일 관계 개선은 상당 기간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보편 논리로 냉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시간을 갖고 해결해가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