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최근 대남 심리전을 담당하는 이른바 '적공(敵攻) 일꾼'들을 평양으로 불러 대거 집결시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매체들은 이번 모임에 대해 "'제4차 군 적공일꾼 열성자회의'를 소집했다"며 4번째로 이 모임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회합 사실 자체가 한 번도 보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남 심리전을 강화하고 한국측의 감시망을 교란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달 12일자 1면에 사진과 함께 머릿기사로 "김정은이 '적공일꾼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회주의 제도 옹위의 전초선을 믿음직하게 지켜가고 있다'고 말한 다음 인민군 제4차 적공일꾼 열성자회의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와 평양방송도 이날 잇따라 이번 행사와 관련해 김정은이 "선군혁명 위업의 최후 승리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안고 자기들 앞에 맡겨진 무겁고도 영예로운 사명을 다해 가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적공일꾼'은 북한 군에서 적군(敵軍) 와해 공작 업무와 대남 심리전을 담당하는 요원을 뜻하는데, 구체적으로 대남 심리전이 주 임무이다.
북한 군은 '적공국'이란 조직을 두고 있다. '적공국'은 '적군와해공작국'의 줄임말인데, 전시(戰時)에는 적군와해공작을 하고 평상시에는 대남 삐라를 살포하거나 대남방송을 맡고 있다.
이러한 공작을 위해 군단(전방)별 적공부와 삐라 살포 부대 및 출판사와 방송국(송출 위주)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이번 행사를 4차 회의라 했지만 1~3차 행사는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행사개최 등 관련 내용을 비밀에 부치던 조직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는 얘기다.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적공국' 조직원의 상당수가 인터넷 상에서 댓글을 다는 등 사이버 심리전에 투입됐다고 보고 있다.
앞서 국정원은 이달 4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정은이 사이버전을 핵과 미사일과 함께 3대 전쟁수단으로 간주하면서 "사이버전은 핵, 미사일과 함께 인민군대의 타격 능력을 담보하는 만능의 보검(寶劍)"이라고 말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은 정찰총국 소속 사이버 연구소를 중심으로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했으며, 국방위와 노동당 산하에 1700여 명으로 구성된 7곳의 해킹 조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적공 부문' 조직은 그동안 존재한다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 구체적인 활동과 조직은 베일에 가려 있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이번 행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김정은이 직접 대남 사이버전을 챙기면서 앞으로 이를 더욱 강화하고 노골화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