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헌정(憲政) 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을 해산해 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청구한 가운데 헌재가 과거 '강령(綱領)과 활동이 폭력적 지배를 추구하는 정당은 헌법에서 용인될 수 없다'는 판례를 제시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정당 해산 심판 청구는 우리나라 헌정 사상 유례없는 사건으로 헌재나 대법원에 같은 사건의 판례가 없다. 정당 해산을 규정한 헌법 제8조 4항(정당 목적·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 위배될 때 정부는 헌재에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헌재 심판에 의해 해산된다)과 헌법재판소법 규정 이외에는 명확한 법 조항도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헌재는 과거 다른 사건을 처리하면서 정당의 자유와 해산을 규정한 헌법 8조에 대한 해석을 언급했다. 헌재는 2001년 '제주 4·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에 관한 특별법 의결 행위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 사건에서 "어떠한 정당이 외형상 민주적 기본 질서를 추구한다 하더라도 구체적인 강령 및 활동이 폭력적 지배를 추구해 자유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반되는 경우 우리 헌법 질서에서는 용인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헌법이 인정하는 최고의 가치로 기본적 인권의 존중·권력분립·의회제도·복수정당제도·선거제도·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골간으로 한 경제 질서 및 사법권의 독립을 의미한다"고 규정했다.
헌재는 다른 판례에서 정당 해산은 상당히 엄격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1999년 '경찰청장은 퇴직일로부터 2년 이내 정당 발기인이 되거나 당원이 될 수 없다'는 경찰법 헌법소원 사건에서 헌재는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부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제거하려는 조직도 국민의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한 '정당의 자유'의 보호를 받는 정당에 해당된다"며 "오로지 헌재가 위헌성을 확인한 경우에만 정당은 정치 생활의 영역으로부터 축출될 수 있다"고 했다. 정당 활동이 당장에는 위헌적 요소가 있더라도 헌재 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정당 활동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