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실업축구의 박은선(27·서울시청·사진)이 성(性) 정체성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불거진 것은 서울시청 감독을 제외한 나머지 6개 구단 감독들이 지난달 19일 간담회에서 나온 안건을 지난 1일 여자축구연맹에 팩스로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연맹 관계자는 6일 "박은선을 WK리그 경기에 출전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데 감독들이 결의했다는 통보가 왔다"며 "박은선을 계속 경기에 뛰도록 놔둘 경우 리그 자체를 보이콧하겠다고도 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박은선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마음이 아프고 수치스럽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성별 검사를 한두 번 받은 것도 아니고 월드컵, 올림픽 때도 성별 검사를 받아서 출전했다"며 "평소 나를 걱정해주시던 분들이 이렇게 나를 죽이려고 드니 마음이 아프다"고 적었다. 박은선은 "단단히 지켜봐라. 여기서 안 무너진다. 수작 다 보인다. 더 이상 안 넘어진다"라고도 썼다.

박은선의 소속팀인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도 "다른 감독들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서 감독은 "한동안 방황하던 박은선이 마음을 잡고 운동을 하면서 팀 성적도 오르니까 나오는 얘기"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시장 이전에 딸을 둔 아버지의 마음으로 박은선 선수의 인권과 관련된 억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키 180㎝, 몸무게 74㎏인 박은선은 올 시즌 WK리그에서 19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했다. 그의 성 정체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아시안컵을 앞두고 상루이화 중국 대표팀 감독이 "박은선이 대회에 나오면 AFC에 정식으로 성별 검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박은선은 당시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