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각) 터키와 유럽연합(EU)이 3년 동안 중단됐던 가입 협상을 재개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협상 회의에서 EU는 터키에 고용 여건을 개선하고 터키 국민의 삶의 질을 더 높이라고 주문했다. EU는 터키가 이런 조건들을 달성해야 다음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EU 가입을 위해 터키는 인권과 소수민족 권리 등 35개 분야의 정책 과제를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터키는 이 중 한 분야에 대해서만 합의를 본 상태다.
에게멘 바지스 터키 EU 담당 장관은 "이번 회의는 터키와 EU의 관계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터키는 EU와 가까워지는 것을 넘어 결혼할 준비까지 돼 있다"고 말했다.
터키가 EU 가입에 열의를 보이는 것은 경제적 이득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EU는 터키의 가장 큰 해외투자자다. 터키의 해외직접투자액(FDI)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71%에 달한다. 지난해 EU와의 교역량은 1230억유로를 기록했다. 터키는 EU에 가입하면 경제 이익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CNBC는 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축소가 다가오면서 경제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도 터키가 EU 가입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5월 22일 버냉키 FRB 의장이 양적완화 종료 가능성을 언급한 후 6월에만 터키에서 빠져나간 돈이 14억달러에 달했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3%대로 떨어졌다. 터키는 EU 가입을 경제 회복의 불씨로 삼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EU와 터키의 가입 협상은 2005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키프로스 영토 분쟁과 독일, 프랑스 등의 반대로 최근 3년간 논의가 중단됐다. EU는 올여름 터키 정부가 반(反)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가입에 더욱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터키 정부가 사법제도 개혁에 나서고 '민주화 종합개혁안'을 발표하는 등 가입 조건을 충족시키려는 노력을 보였다. 이에 EU는 지난달 21일 유럽연합 외무장관 회의에서 터키 가입 협상 재개를 결정했다. 당시 EU는 성명에서 "터키가 사법제도 개혁을 비롯해 평화를 위해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