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마다 꿀벌이 무더기로 사라져 미국 아몬드 농장에 비상이 걸렸다. 아몬드의 꽃가루를 옮기는 꿀벌 개체 수가 줄면서 아몬드 수확량이 급감한 탓이다. 아몬드 값이 뛰면서 아몬드를 원료로 한 식품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몬드 농장들은 아몬드를 맺기 위한 꽃을 피우는 과정에서 꿀벌의 수분(受粉)에 많이 의존한다. 매년 벌집 150만개 분량의 꿀벌을 동원할 정도다. 특히 전세계 아몬드의 80%를 공급하는 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약 80만에이커(약 3237제곱킬로미터) 규모의 아몬드 농장들이 전적으로 꿀벌 수분에 의존한다.
문제는 꿀벌의 사망률. 지난 7년 간 꿀벌의 연간 사망률이 평균 30%를 기록했다. 2006년 이전까지는 평균 10%였다. 지난해 겨울에만 80만마리가 사라졌다.
꿀벌의 떼죽음 원인으로는 농약이나 화학 약품, 환경 오염, 기후 변화 등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꿀벌이 농가를 옮겨다니느라 받는 '이동 스트레스' 때문에 죽기도 한다고 말한다.
꿀벌이 줄어들면서 아몬드 농장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점점 느는 추세다. 캘리포니아에서 꿀벌 수분에 필요한 꿀벌을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은 벌집당 150달러. 지난 10년 간 3배 이상 뛰었다. 어떤 농장들은 벌집당 200달러까지 낼 정도다. 아몬드 농장들은 수분 기간인 내년 2월을 앞두고 벌써부터 꿀벌 공급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민텍은 "꿀벌이 줄어들면서 아몬드 농장 수분이 어려워진 데다가 최근 견과류 등 건강 식품 수요가 증가해 아몬드 가격이 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말했다.
아몬드를 원료로 사용하는 제과와 시리얼 제품, 우유 등의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세계 아몬드 도매 시장의 규모는 약 50억달러(약 5조3115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