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충북 괴산군 학생군사학교에서 올해 처음 임관종합평가제도가 도입된 가운데 학사와 여군사관후보생들이 실전과 같은 전투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본부 제공)

대학 졸업생들의 기업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여군 장교가 인기 직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학군사관(ROTC)은 대학 1~2학년 때부터 준비해야 하는 반면, 학사장교는 대학 4학년 재학 중에나 졸업한 뒤에도 지원할 수 있는 매력으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학사장교의 경우, 필기고사와 체력검정, 면접 등 일정한 전형을 통과하고 군사 훈련을 받으면 장교로 임관하게 된다.

최근 학사장교로 임관한 류다혜(25·여)씨는 "지난해 2월 서울 중상위권 대학 졸업장과 단과대 학생회 회장 경력, 봉사활동 및 인턴 경험, 토익 875점, 각종 자격증 등 든든한 '스펙'을 갖고 취업시장에 나와 대기업 20여곳에 입사 지원을 했으나 모두 탈락해 군대로 눈을 돌렸다"며 "3년 간 복무한 뒤 전역하면 다양한 취업 기회가 열리는 것이 학사장교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 장교 특채 전형은 일반전형에 비해 경쟁률이 낮아 취업에 훨씬 유리하다"며 "전역 후 군무원 지원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일반 기업 입사 등 취업에 실패한 뒤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 위해 군대로 눈길을 돌리는 여성 취업 준비생들이 늘고 있다.

이들의 일부는 미래를 위한 '징검다리'로 학사장교를 노리기도 한다. 군대 경험을 하나의 '스펙'처럼 활용하기 위해서다.

대학 졸업반인 이윤혜(25·여·가명)씨도 2년 동안 취업에 실패한 끝에 지난 9월 교내 학사장교준비반에 들어가는 것을 선택했다.

대학생과 고등학생 동생을 둔 이씨가 '이제는 돈을 벌어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다짐한 뒤였다.

그는 군대를 다녀온 여성이라는 점이 차별화된 '스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군 생활 경험을 녹인 차별화된 자기소개서를 떠올렸다. 면접에서 다른 여성 지원자보다 돋보이는 당당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이씨는 장교 복무를 '군인 할인'을 활용해 자격증을 따는 등 직업을 갖기 위해 돈도 벌며 공부도 하는 일석이조의 기회로도 여겼다.

이처럼 여성 취업 준비생이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군대에 도전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육·해·공군 여군 학사장교 모집에 2010년의 경우 1300여명의 지원자가 몰리며 4.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2011년에는 1500여명이 지원해 5.5대 1의 경쟁률을, 지난해에는 1900여명이 지원해 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매년 치솟고 있다.

여군 학사장교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시험 대비 학원도 20대 여성들로 북적이고 있다.

장교준비 전문학원 관계자는 "취업 준비를 하다가 학사장교로 진로를 바꾸거나 선배들의 취업난을 보고 미리 입대를 준비하는 20대 여성이 최근 부쩍 늘었다"며 "장교도 엄연한 '공무원'인 까닭에 직업으로서 인기가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20여명이었던 여군 학사장교 준비반 학생이 현재는 87명"이라며 "1년 사이에 수강생이 4배 이상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군대에 더 많은 여성들이 진출하게 되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기업 채용 등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는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