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의 유서 깊은 동빈내항과 형산강을 잇는 물길이 만들어졌다. 죽은 바다가 된 동빈내항을 살리기 위해서다. 이 물길을 따라 형산강 물이 흘러들었다. 이 물길은 바로 최근 모습을 드러낸 '포항운하'다. 형산강 물을 동빈내항으로 흐르도록 하기 위해 포항시가 국내 최초로 도심 속에 건설한 것이다. 앞으로 이 물길에는 유람선과 돛단배가 드나들고 주변에는 각종 레포츠 시설이 들어서 포항을 바꿔놓게 된다.
포항시는 오는 11월 2일 포항운하에 대한 통수식을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통수식을 시작으로 형산강 물이 1.3㎞ 길이의 포항운하를 따라 하루 1만3000t씩 동빈내항으로 흘러들어 간다.
포항운하는 형산강 물을 동빈내항으로 끌어들여 죽은 바다를 살리기 위한 핵심 시설이다. 동빈내항은 조수 간만의 차가 거의 없고 영일만 안쪽 깊숙이 자리 잡은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신라 초기부터 천혜의 항구로 자리 잡아 왔다. 1917년에는 지방항으로 지정된 이후 포항항 또는 동빈내항은 수산업 전진기지로 명성을 날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형산강과 동빈내항은 지류로 연결돼 지류를 따라 물고기가 돌아다니고 시민이 멱도 감았다.
그러나 1967년 포항제철이 들어서고 땅에 대한 수요가 생기면서 동빈내항 주변 도심은 마구잡이로 난개발되기 시작했다. 형산강 지류를 아예 메워서 물길을 막고 건물을 세웠다. 그러자 동빈내항은 구조상 바닷물이 거의 갇힌 '죽은 바다'로 변했다. 생활하수가 흘러들고 쓰레기가 버려졌지만 정화가 안 되면서 악취를 풍겼고 물고기도 살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주변 동네도 쇠락했다. 동빈내항은 새로 건설된 포항신항에 자리를 내줬다.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은 동빈내항은 포항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포항운하는 끊겼던 형산강 지류를 다시 복원하고 쇠락한 동네를 살리는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포항시가 지난 2006년 시비 154억원과 국·도비 346억원, 포스코·LH 민자 1100억 등 총 1600억원을 들여 시작했다. 물길은 형산강 입구에서 포항 도심에 자리한 송도교 동빈내항까지 1.3㎞ 구간을 폭 15~26m, 수심 1.74m의 규모로 흐른다.
이 운하는 통수식을 거쳐 내년 1월 말쯤 완공된다. 이 물길이 완공되면 40여년간 동빈내항에 갇혀 썩고 있는 생활 폐수가 사라지고 푸른 물이 출렁거리게 된다.
포항시는 포항운하와 형산강에 이르는 6.6㎞ 구간에 20t급의 크루즈 선박 2척과 나룻배 18척을 띄워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또 형산강 시점부에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포항운하 홍보관을 건립해 카페테리아, 전망 공간, 실개천이 흐르는 옥상 정원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을 들일 예정이다.
포항시 강기석 포항운하건설 태스크포스팀장은 "운하 양쪽의 3만4000여㎡ 부지에는 LH가 주도해 수상 카페, 비즈니스호텔, 수변 상가 등의 시설을 유치해 포항의 지형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포항시는 동빈내항에 인접한 바다 위에 1만6400㎡ 규모의 해양 공원을 만들어 그 위에 공연장, 음악 분수, 카페 등 각종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포항운하 건설을 포함한 해양 공원 조성, 동빈부두 정비, 영일만대교 건설 등의 관련 사업이 완료되면 포항은 새로운 도약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