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심리학
마이클 거리언 지음|안진희 옮김
위고|303쪽|1만5000원
남자와 여자, 서로 같은 종(種)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도무지 상대를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아들과 딸을 같이 키우는 부모의 경우 이들이 정말 같은 핏줄인가 싶을 정도로 차이가 크다.
남아 선호 사상이 언제 있었나 싶을 만큼 한국 사회는 급변하고 있다. 아들보다는 은근히 딸을 더 바라는 세상이 되었다. 여자 아이들이 키우기 수월하고, 더 똑똑하고, 더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한동안 남녀 차이 연구에 더는 관심을 갖지 않았던 심리학자들이 다시 이들 간의 차이를 밝히는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뇌 발달과 호르몬 분비의 차이로 인해 생물학적으로 이미 다른 성향이 이들 간의 심리, 행동, 그리고 학업 등 여러 성취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같은 연령대 여아들의 청력이 남아보다 더 좋기 때문에 학교 상황에서 유리할 수 있다. 뇌의 크기는 여자의 뇌가 남자보다 작다. 그러나 뇌 부위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뇌세포 부분이 여자가 더 발달되어 있고, 작업을 할 때 여자들은 고도로 발달한 대뇌피질을 활용하지만 남자는 더 원시적인 부위를 활용하고 있다. 이런 많은 증거가 현 사회에서 여자 아이가 더 우수하게 성공해 나갈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남자 아이를 어떻게 키워 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알려준다. 미국 통계 수치에 의하면, 초·중등 학교 여자 아이 100명이 정학당할 때 남자 아이 250명이 정학당한다. 여자 아이 100명이 학습장애로 진단받을 때, 남자 아이들은 276명이 학습장애다. 청소년기 여자 아이 100명이 자살할 때 남자 아이 549명이 자살한다. 여자 100명이 대학을 졸업할 때 남자는 73명만 졸업한다.
이런 미국 사회에서 남자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지는 심각한 문제이다. 이 책은 단순히 어린 시기 남자 아이들의 양육뿐 아니라 청소년 시기를 어떻게 지도할 것인지까지 상세하게 언급한다. 청소년기 성(性)적 호기심을 어떻게 지도할지, 그리고 힘든 청소년기를 어떻게 넘어가게 할지 그 방법에 대해서도 안내하고 있다. 또한 12~13세에 직업이나 일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야 한다는 대목도 신선하게 들린다.
아쉬운 것은 이것이 어디까지나 미국에서의 남자 아이 지도 방법일 뿐이라는 점이다. 과도한 경쟁, 옳고 그름의 가치관 혼란, 과잉교육열 등 불안정한 우리 사회에서 남자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는 어렵다. 또한 남녀의 심리나 행동 비교가 아니라 남자 아이만을 강조하다 보니 설득력이 약하다. "아들은 영웅적이어야 한다. 영웅적인 남자는 명예롭고 진취적이고 책임감 있고 독창적이고 친밀하며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부분은 비단 남자 아이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여아와 차별화된 부분들이 강조되어 있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남자 아이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법에 눈길이 간다.〈그래픽〉 심리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기보다 원제(The Purpose of Boys)에서 알 수 있듯이 남자 아이 삶의 목표와 동기부여를 어릴 때부터 해주어야 함을 강조한 교육 지도서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