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간 기업들의 해외 기업 사냥 반경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서 천연자원 관련 기업을 선호하던 중국 민간 기업들이 부동산·식품·기술 관련 업종으로 눈을 돌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런 경향은 올 들어 특히 두드러졌다. 지난주 WSJ는 중국 컴퓨터 제조업체 레노버가 캐나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블랙베리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중국 재벌기업 포선인터내셔널은 뉴욕의 유명 고층빌딩인 '원 체이스 맨해튼 플라자'를 7억2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올해 5월에는 슈앙후이 인터내셔널이 미국의 유명 육류가공업체 스미스필드 지분을 47억달러에 매입한다고 밝혔다.

중국 민간 기업의 해외 기업 M&A는 2004년 45건, 총 37억달러 규모에서 올 들어 238건, 243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그 가운데 과거 광물·에너지업체 사냥에 집중됐던 M&A는 최근 분야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홍콩 로펌인 폴해스팅스와 정보제공업체 머저마켓이 이번 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중국 민간 기업의 해외 기업 M&A 가운데 30%가 에너지 관련 업종에서 이뤄졌다. 2012년엔 그 비중이 전체의 24%로 줄었다.

RBC 캐피털의 켄 왕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광물, 원유, 가스 산업이 중국 민간 기업의 M&A 거래에서 주를 이뤘지만 최근 그 비중이 줄고 있다"며 "그 대신 농업, 음식,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영화, 부동산, 기술 등 소비자 관련 업종에 대한 관심이 느는 추세"라고 했다.

중국 정부도 민간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를 장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작년 중국 정부 10개 부처가 공동으로 민간 기업의 해외 M&A를 장려하는 내용의 의견을 냈다는 설명이 따랐다.

폴해스팅스의 비비안 램 파트너 변호사는 "슈앙후이 인터내셔널이 스미스필드 인수에 나섰을 때 국영은행인 중궈은행이 40억달러의 자금을 즉각 조달해줬다"며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해외 M&A를 장려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민간 기업들의 해외 M&A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고 진단한다. 상하이에 있는 로펌 화이트앤드케이스의 알렉스 장 파트너 변호사는 WSJ에 "중국 민간 기업은 대형 국영 기업에 밀려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중국 바깥에 기반을 마련하는 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