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규탄 서명 여부 묻자 "미치겠네" 답변…與 의원조차 "자중자애하라"
- 사외이사 사직 이유는 "체력이 못견뎌서"…지켜보던 김정훈 위원장이 답변 훈수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증인으로 참석한 안세영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의 답변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안 이사장은 자신의 과거 행적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거나 부적절한 답변으로 여야 의원들의 원성을 샀다.
이날 국감에서는 시작부터 안 이사장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활동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안 이사장의 증인선서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어떻게 '국정감사가 대한민국을 마비시킨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분을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수장으로 임명하나"라며 "5일 전까지 그런 것을 기획하고 개최하려고 했던 분이 성실하게 국감에 임하겠다고 하는 선서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이날 오후 '대한민국을 마비시키는 국정감사,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개최키로 한 데 따른 문제제기였다.
안 이사장은 "제가 맡은 것은 국제관계 문제"라며 토론회 개최 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안 이사장은 최근까지도)포탈 관련 토론회 사회도 보고 소득세 관련 (토론회)사회도 봤다"며 "자기 전공 분야가 아닌 데 대한 토론회도 했던 분이 갑자기 다른 분야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건 위증논란이 있다"고 재차 공격했다. 같은 당 이종걸 의원도 "공동대표란 이유로 어떤 내용인지 모른다는 것은 회피성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안 이사장이 '마구잡이 국감증인 채택을 취소하라' '포퓰리즘식 일감몰아주기 금지입법을 중단하라' '제2금융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반대한다'는 바른사회시민회의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것도 질타의 대상이 됐다. 특히 지난 6월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는 민주당을 규탄한다'는 성명에 서명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안 이사장은 "하도 서명한 게 많아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답변해 혼쭐이 났다. 그는 특히 "거기 제 이름이 있나요? 아, 나 미치겠네. 아, 나 진짜 솔직히 말해서 미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소속인 김정훈 정무위 위원장 조차 "신중하게 답변하세요. 사석이 아닙니다"라고 경고했다. 김기식 의원은 "피감기관 수장으로 답변하는 태도인가"라며 정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도 "제가 초면이라 점잖은 말로 말씀드리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중자애하라"며 가세했다.
안 이사장의 '황당 답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안 이사장이 삼성증권과 한전KPS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현행 대학교수는 총장 허가를 받아 2개까지 할 수 있는데 제가 외부활동을 벌여놓은 게 많다"면서 "사외이사는 약과이고, 연구회 포럼, 외국학자회까지 (참여하고)있는데 체력적으로 못 견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외부활동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관둘 건 관두겠다"고 덧붙였다.
안 이사장의 답변에 김기식 의원은 "공직자행동윤리강령에 따라 사외이사를 해서는 안된다는 기본 인식도 없는 상태에서 국감을 진행해야 하느냐"고 따졌다. 지켜보던 김정훈 위원장은 "사외이사를 그만둔다는 답변은 좋은데, 그만두는 경위와 사유를 '공직에 충실하기 위해 그만두겠다'고 답변해야 했다"고 훈수를 뒀다.
행정고시 출신의 안 이사장은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국장,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위원회 위원, 한국국제통상학회 부회장, 서강대 국제대학원장 등을 지낸 뒤 지난 18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국무총리실은 안 이사장의 선정 이유에 대해 "경제인문사회분야 전문성과 경영능력, 비전을 고루 갖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