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윤석열 여주지청장에게 "이진한 2차장이 수사의 총괄 책임자가 맞느냐"고 질문하자, 윤 지청장은 이같이 대답했다. 바로 직전,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같은 질문에 "(내가) 보고 라인에 있다. 공보 라인에도 있고, 수사 총괄 책임자다"고 대답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두 사람의 의견이 갈리자 박 의원은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확인을 요구했다. 조 지검장은 "(이 차장이) 지휘 책임자가 맞는다"고 말했다.

윤 지청장은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국정원 사건 수사 과정을 이 차장을 건너뛰고 조 지검장에게 직접 보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지청장은 이날 국감에서 수차례 "법규 위반이 아니며 내부 준칙을 어긴 것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감수하겠다"고 했다. 자신이 수사 책임자이고, 검사장의 승인이 있으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뜻의 대답으로 해석됐다. 서울중앙지검의 통상적인 지휘·보고 라인은 부장-차장-지검장을 거치게 된다. 이날 국감장에 참석한 한 검찰 간부는 "중요 사건에서 관할 지검장이 직접 사건을 챙기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 경우에도 차장이 배제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법령 위반이 아니니까 내부 절차를 무시해도 된다는 발상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