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기 기자

미 중부 도시 세인트루이스가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의 열기로 뜨거워지고 있다.

18일(이하 한국 시각) LA에서 세인트루이스로 가는 비행기엔 두 팀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들은 비행기 안에서도 서로 이길 것이라며 신경전을 펼쳤다. 두 딸을 데리고 원정 응원을 준비한 다저스 팬 마이클 산체스씨는 "이제 분위기는 우리 다저스 쪽으로 넘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카디널스 팬인 브루스 밀러씨는 "인터넷 티켓 판매 사이트를 몇 시간 뒤져 겨우 환불된 표를 샀다"며 "6차전에서 카디널스가 이겨 월드시리즈에 오를 것"이란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공항의 모든 터미널 출구에는 홈팀 카디널스를 응원하는 'Go Cards'라고 새겨진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류현진(26)을 포함한 다저스 선수들은 이날 세인트루이스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미 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2승3패로 열세에 놓인 다저스는 18일 별도 훈련 없이 휴식하면서 19일 오전 9시 37분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릴 6차전에 대비했다. 다저스가 6차전에서 이길 경우 류현진이 20일 오전 9시 37분으로 예정된 7차전에 선발로 나서게 된다.

◇커쇼의 어깨에 달렸다

6차전 선발로 나서는 클레이튼 커쇼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평균자책점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1.83)에 오르는 등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포스트시즌 세 경기에서 1승1패(평균자책점 0.47)를 기록 중이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치른 디비전시리즈 원정 1차전에 등판했던 그는 사흘만 쉬고 4차전에 출전하는 등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였다. 커쇼는 13일 치른 NLCS 2차전에서는 6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지고도 패전투수가 된 다음 차분히 6차전 등판을 준비했다. 3~5차전 동안 다저스타디움에서 'You Can Do Better(너는 더 잘할 수 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상대팀 훈련 시간에도 외야 펜스 앞을 홀로 뛰었다. 커쇼는 세인트루이스에 도착하자마자 부시스타디움에서 혼자 공을 던지며 구위를 점검했다.

◇살아나는 타선

초반 부진했던 다저스 타선도 점점 살아나는 분위기다. 5차전에서는 홈런 네 방을 몰아쳤다. 커쇼는 "에이드리언 곤살레스 등 동료가 홈런을 날리는 것을 보고 기뻤다"며 "내일 6차전에서도 그런 기쁨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다저스는 핸리 라미레스, 안드레 이디어가 부상으로 제 기량를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곤살레스, 칼 크로퍼드, 야시엘 푸이그가 중요할 때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돈 매팅리 감독은 "6차전에 이디어와 라미레스도 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두 투수의 어깨에 LA 다저스의 운명이 달렸다. 클레이튼 커쇼(왼쪽)는 1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벌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시리즈 전적 2승3패의 다저스가 6차전에서 이기면 류현진이 최종전인 20일 7차전에 출격한다. 사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이 열린 지난달 19일 더그아웃에서 나오려다 몸의 중심을 잃은 류현진을 커쇼가 잡아주는 모습.

다저스는 카디널스의 6차전 선발인 마이클 와카가 등판했던 2차전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0대1로 패했다. 신인인 와카는 올 포스트시즌 두 경기에서 2승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다저스 타자들이 한번 눈에 익은 와카의 공에 2차전처럼 무기력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류현진 등판한다면

다저스 매팅리 감독이 끝까지 월드시리즈 진출 희망을 내비치는 것은 커쇼와 류현진의 존재 때문이다. 카디널스는 올해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이 0.238로 약했다. 우완 투수 상대 타율이 0.280이었던 것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카디널스는 올 포스트시즌에서도 좌완 상대 타율이 0.158에 그치고 있다.

류현진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 한 차례씩 카디널스전에 선발 등판해 총 14이닝 동안 1점(비자책)만 내줬다. 두 번 다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의 승리 방정식은 간단하다. 지난 15일 NLCS 3차전처럼 내일은 없다는 각오로 1회 첫 공부터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정교한 제구력과 다양한 볼 배합은 필수다. 실투는 곧 패배를 뜻한다. 그다음 카디널스의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를 상대로 타선이 폭발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선 보스턴 레드삭스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4대3으로 누르고 3승2패로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