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로 계좌로 보내 드릴게요." 지난 6월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옷가게에서 일하는 박모(27)씨는 이 말에 속아 57만원 상당의 각종 옷가지를 한 손님에게 내줬다. 손님이 "지금 이렇게 돈이 들어갔다"며 입·출금 계좌번호와 금액이 적힌 문자메시지를 보여줬기 때문에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는 스마트폰 뱅킹 '예약결제' 기능을 악용(惡用)한 신종 스마트폰 뱅킹 사기였다. 예약결제는 정해진 시점에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게 하는 기능이지만, 통장 잔고가 없으면 빠져나갈 돈이 없어 결제가 자동으로 취소된다는 점을 노린 범행이었다.
17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스마트폰 뱅킹으로 입금하겠다'며 실제로 돈을 부치지 않고 달아나는 수법으로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11차례에 걸쳐 강남구 일대 영세상점 등에서 800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친 혐의로 장모(여·27)씨와 친동생(여·23)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여러 건의 사기 전과가 있는 이들은 잔고가 0원인 통장을 개설해 범죄에 사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의 상인은 '예약이체 신청이 완료됐습니다'라고 적힌 문자메시지를 계좌이체 완료로 착각해 선뜻 물건을 내줬다"고 말했다.